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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전자책 도서관 활용하기 [1]

독서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우리의 현실은 충격적이다. 201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는 62.4%로, 전국민의 ⅓ 이상은 1년 간 전혀 책을 읽지 않고 있다. 게다가 책을 읽는 이들조차도 연평균 독서권수가 11.2권에 지나지 않아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책을 좋아하지만 나름의 사정 때문에 가까이 하기 힘든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책 말고 다른 곳에서 즐거움을 찾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과거의 내 경우에는 종이로 된 책을 읽는 것이 불편해서 책을 가까이 하기 싫을 때가 있었다. 종이라는 책 고유의 물리적 특성이 독서라는 취미를 갖는데 장애가 되었다. 분명 이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서 내가 전자책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책과 가까워진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에 더하여 전자책 도서관의 활용법을 소개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독서의 기회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서 우리가 종이책을 읽는 동안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찬찬히 살펴보자. 그 이유를 알아야 전자책의 상대적인 장점을 더욱 명확히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종이책은 기본적으로 종이들이 네모 반듯하게 포개져서 한쪽으로 제본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원하는 페이지를 읽기 위해서는 손으로 잡고 애써 펼치고 있어야 한다. 사람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나는 그 점이 대단히 불편했다. 종이책 스스로는 고정되지 않고 불안정하여 붙잡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독서에 집중할 수 없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독서대를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언제 어디서 책을 읽게 될지도 모르는데 묵직한 독서대를 항상 갖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원하는 책을 원하는 때 읽기 위해서는 그 책을 언제나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읽고 싶은 책이 여러 권일 때에는 그 자체로 큰 짐이 되어버린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러한 번거로움이 외출을 준비하는 동안 책을 내려놓게 만들 때가 많았다. 그로 인해 출퇴근 길이나 밖에서 충분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음에도 빈손으로 허비해야 했던 시간들이 부지기수였다.

한편, 나는 잠들기 전에 조용한 가운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에도 고민이 있었다. 잠들기 전에는 언제든 잠이 들 수 있도록 미리 불을 꺼놓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책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불을 환하게 켜놓고 책을 읽자니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일어나서 불을 끄는 수고를 해야 한다. 결국은 스탠드를 침대 머리맡에 가져다 놓아보기도 했으나, 깜깜한 곳에서 스탠드를 켜는 것은 읽고자 하는 페이지에 강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되어 만족스러운 방법이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잠들기 전에 불을 꺼야 했다. 이처럼 잠들기 전에 불을 꺼야 한다는 사실과 잠들기 직전까지 책을 읽고 싶다는 나의 마음속 두 가지 욕구의 충돌은 항상 나를 고민하게 했었다.

이러한 이유들은 내가 독서를 하는데 적잖은 불편함으로 작용했다. 적어도 이러한 불편이 없었다면 나는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던 중 2010년에 들어서며 아이패드iPad를 필두로 태블릿 컴퓨터tablet computer가 보편화되었는데, 이로써 나는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독서의 장애물들을 극복할 희망을 보았다.

가장 먼저 나는 책의 휴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태블릿 컴퓨터에 책을 pdf와 같은 문서 파일로 변환하여 담는다고 해서 무게가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시중의 태블릿 컴퓨터의 저장용량도 수 십개의 파일 정도는 가뿐히 수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한 가지 더 큰 장점은, 화면을 넘기면 페이지가 넘어가는 태블릿 컴퓨터의 방식이다. 한 손으로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태블릿 컴퓨터에서는 기존의 종이책처럼 힘들여서 페이지를 펴고 있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그리고 화면 자체에서 조명이 제공되는 태블릿 컴퓨터의 특징 때문에, 더 이상 어두운 곳에서 독서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다. 잠들기 전 방에 불을 끄고 태블릿 컴퓨터에 담긴 책을 읽다가 잠이 오면 언제든 잘 수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이러한 장점들 덕분에 나의 독서 생활은 태블릿 컴퓨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어갔다.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다가 열어볼 수 있고, 무겁게 두 손으로 들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도 읽을 수 있는 태블릿 컴퓨터는 정말로 내가 원하던 바로 그런 독서 도구였다.

물론 이런 나의 생각에 반론을 가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전자책이 몇가지 측면에서 종이책을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전히 종이책이 독서 방법의 주류로 유지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들이 말하는 종이책의 장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종이책 그 자체의 소장 가치가 있다. 전자 신호로 기록된 전자책과 다르게 종이책은 그 자체로 부피감을 갖는 물건이다. 책장에 꽂혀 있으면 언제든 원할 때 꺼내어 볼 수 있고 원하는 페이지를 접어 놓을 수도 있고 손쉽게 메모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질감이 있는 종이의 묶음이라는 형태에서 오는 종이책 고유의 감성적 특징을 전자책이 대체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기존의 종이책에 비해 전자책이 아직은 미흡한 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읽는다’는 책의 본질적인 측면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감성적인 부분이다. 지엽적인 단점들은 점차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나는 태블릿 컴퓨터에 반사방지 필름을 붙임으로써 빛의 난반사를 막고 종이에 못지 않은 화면의 질감을 얻고 있다. 반면에 전자책은 독서의 편의성 측면에서 종이책이 결코 제공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제공하기 어려운, 앞서 언급한 비대칭적 장점들을 다수 지니고 있다.

지금은 전자책이라는 신기술이 보편화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특정 신기술이 과도기를 넘어서 보편화가 될 때에는 공통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수많은 얼리어답터early adapter들이 최신 기술을 누리는 댓가로 기꺼이 자신들의 돈을 쓰는 과정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자책 시대로 진입하기 전인 지금, 우리에게는 다행히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전자책의 장단점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자책 도서관이다. 지금도 태블릿 컴퓨터만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공립이나 기업 또는 학교 도서관에 접속할 수 있다. 접속 후에는 신간을 포함한 수많은 서적을 그 자리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볼 수 있다. 그 이용 방법을 한 번 익혀두면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좋은 방법을 내 주위에서는 활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나를 포함한 비교적 소수만 알고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방법이라서 더 많은 사람이 전자책 도서관을 알고 활용하게 하고 싶다. 주변에서 더욱 널리 사용되어 전자책 도서관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 주말의 이어지는 글에서 전자책 도서관이란 무엇인지 쉽고 자세하게 살펴보겠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전자책 도서관의 운영 방식과 장점 그리고 한계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누구나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전자책 도서관 활용법을 아주 쉽게 소개할 것이다. 당신도 내가 지금 하듯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책을 무료로 빌려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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