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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삭제라는 말이 만들어내는 오해

최근 한 매체는 ‘지방삭제’라는 표현을 써가며 체지방을 제거하는 음식으로 미역국과 사골국 그리고 동치미 국물을 소개했다. 이 음식들이 몸에 유익한 면이 있다는 사실은 틀리지 않지만 기사가 주장하는 ‘체지방 제거’ 효과는 지나친 단순화이며 과장이다. 영양과 의학 분야에서 특정 음식이 직접적으로 ‘지방을 삭제한다’는 표현을 쓸 만한 과학적 근거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미역국의 경우 수용성 식이섬유인 알긴산이 포만감을 높여 식사량 조절에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간접적으로 식단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지 체지방을 직접 없애준다는 뜻은 아니다1. 사골국 또한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칼로리가 높고 포화지방 함량이 많아 체중 감량 식품으로 무조건 추천하기는 어렵다2.

동치미 국물도 마찬가지다. 발효 과정에서 생긴 유산균이 장 건강과 소화에 유익한 것은 분명하지만 직접 체지방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능력은 입증된 바 없다3. 국물을 마셔서 체지방이 자동적으로 빠진다는 식의 표현은 과학적이지 않고 독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

매체들이 ‘지방삭제’와 같은 선정적 표현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쉽게 흥미를 느끼고 클릭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저널리즘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사람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오해를 부추긴다. 더불어 올바른 건강 정보가 왜곡된 형태로 퍼지는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건강은 사람들에게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다. 그렇기에 건강 정보를 전달할 때는 반드시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을 기반으로, 과장이나 선정적 표현 없이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특정 식품을 두고 ‘지방삭제’라는 식의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 순간 기사의 신뢰도는 무너지고 독자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언론의 책임 있는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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