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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두부와 블루베리의 영양 증가 주장에 숨은 과장

냉동 보관은 식재료의 보관 기간을 늘려주는 유용한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매체에서는 냉동을 통해 식품의 영양소가 오히려 배가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얼린 두부의 단백질 함량이 생두부보다 6배 이상 높다는 주장이나, 냉동 블루베리가 생보다 항산화 효능이 뛰어나다는 식의 설명이 대표적이다. 이런 설명은 얼핏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두부는 수분 함량이 높은 식품이기 때문에 냉동 과정에서 얼었던 수분이 빠지며 조직에 구멍이 생기고, 해동 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밀도가 높아진다. 이때 단백질이 농축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절대적인 단백질 함량이 실제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즉, 100g의 생두부와 100g의 해동한 냉동 두부를 비교할 때 수분이 빠진 만큼 다른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착시일 뿐, 두부 자체에 새롭게 단백질이 더해지는 일은 없다. 실제로 “냉동 두부의 단백질 함량이 50.2g”이라는 수치는 신뢰할 수 있는 학술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으며,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블루베리에 대한 주장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2014년 사우스다코타 주립대학교 연구는 블루베리를 냉동할 경우 세포벽이 손상되어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더 쉽게 검출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측정이 용이해졌다는 의미일 뿐, 실질적인 항산화 성분의 증가나 생리적 효능의 강화로 해석하긴 어렵다. 게다가 안토시아닌은 열과 산소에 약하기 때문에, 냉동 및 해동 과정에서 오히려 일부 손실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냉동이 항상 항산화 기능을 높여준다는 단정은 조심스럽다.

냉동 보관으로 영양소 손실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개별 식품의 특성과 냉동 방식, 해동 조건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예컨대 브로콜리나 시금치 같은 채소는 급속 냉동을 통해 일부 비타민의 보존율을 높일 수 있으나, 동시에 수용성 영양소가 일부 유실될 수도 있다. 또한 냉동 버섯의 키토산 용출이 증가한다는 설명 역시 세포벽이 깨지면서 용출이 용이해진다는 원리에 기반하지만, 섭취량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

냉동 보관의 장점은 유통기한 연장과 위생적 보관에 있다. 그러나 냉동이 곧 ‘영양 강화’로 이어진다는 식의 보도는 일반 소비자의 기대를 과도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수치를 인용한 과학적 주장처럼 보이더라도, 그 출처나 해석을 꼼꼼히 따져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영양 성분은 저장 방식보다도 식품 자체의 질, 조리법, 개인의 흡수 상태 등 복합적인 요소에 좌우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냉동은 보관의 수단이지, 영양의 증폭제는 아니다’라는 점을 인식하는 일이다. 신선 식재료든 냉동 식품이든,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식생활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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