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는 사람이 탄다

나는 운전할 때 한 가지 나름의 원칙이 있다. 꽉 막힌 옆 차선 저 앞에서 택시가 깜빡이를 켜고 나오려고 하는 게 보이면 속도를 줄여서 빠져나오게 도와준다. 범퍼가 맞닿을 정도로 꽉 막힌 길에서 파란색 용달차가 끼어들려고 하면 기꺼이 내 앞으로 갈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준다. 왜냐하면, 그 차 주인들에게는 일분일초가 돈이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기다리는 한 가족의 생계가 그 차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혼자 알아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가 요즘 기술업계의 중요한 화두다. 아마 몇 년이 지나면 도로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막히는 길 위에서 내가 먼저니 네가 먼저니 하며 얼굴 붉히는 촌극도 자취를 감출지 모른다.

그런데 자율주행차의 실용화에 앞서, 기술적인 문제 못지않게 윤리적인 문제가 뜨거운 감자라고 한다. 그 윤리적 문제란 것이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누가 다치는 쪽을 택할 것인가? 차 주인? 다른 차 주인? 보행자?”, “자율주행차에 의한 사고의 책임은 누가 지는가? 제조사? 차 주인? 보험사? 국가?” 이게 왜 문제인가 하면, 사람이 운전하다가 일으키는 사고는 비계획적 반응Reaction인 반면, 자율주행차가 일으키는 사고는 계획적 결정Decision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의 사고 상황에 대한 윤리적 논쟁은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나서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아주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으면, 내가 했던 고민도 함께 다루어보면 어떨까 한다. 자동차가 자율주행을 해도 그걸 타는 건 어디까지나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의 삶도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예컨대 생계를 위해 나온 사람을 먼저 보내주게 하는 자율주행차.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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