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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사라진 세상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전쟁의 한 복판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난민이 되어 이곳저곳을 떠돌고, 남의 나라의 불청객이 되어 또 다른 분란의 불씨를 지핀다.

사실 우리나라도 전쟁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았다. 가끔 잊고 지내기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잠시 전쟁을 쉬고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전쟁은 아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여러 부정적인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로운 시기를 살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금만큼 전쟁이 적었던 때가 또 없었다. 쉽게 와닿지만은 않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민주화. 세계는 점차 독재를 벗어나서 민주화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민주적인 국가는 독재국가와 비교하면 전쟁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독재자를 위시한 소수 권력자가 아니라 대다수 국민일 테니, 민주화가 전쟁을 억제한다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둘째, 세계화. 다른 국가에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방법으로 전쟁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 발전했다. 즉 무역이 발달함에 따라서 전쟁의 필요성이 많이 감소했다.

셋째, 전쟁의 금기시. 예전에는 전쟁을 국가 간 갈등 해소를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외교적 수단의 하나로 받아들였지만, 오늘날에는 전쟁을 금기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국제 사회는 명분 없는 전쟁을 범죄로 규정한다.

넷째, 국경의 고정화. 오늘날에는 국경을 두고 다투는 영토 전쟁이 크게 줄어들었다. 물론 지금 당장이라도 이에 반대되는 예들이 많이 떠오르긴 하지만, 과거보다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요컨대, 위의 네 가지 이유에 힘입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점차 전쟁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줄어들었다는 여러 근거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안심하기에 이르다. 인류가 진정으로 변하였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전쟁이 줄어드는 경향이 더욱 지속해서 오래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전쟁이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고 장담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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