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우리 아이들이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꿈꿀 수 있는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2018년 대한민국은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다.
극소수의 선택된 아이들은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재력으로 탄탄한 미래를 준비한다. 고액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빈틈없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스펙 관리로 이어진다. 심지어 요즘은 일부 교수들은 지도 학생의 논문에 자기 자식 이름을 저자로 버젓이 끼워 넣기도 한다더군. 결국, 이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비슷한 배경의 짝을 만나서 결혼한다. 그리고는 아이를 낳아 또다시 그 사회적 지위와 부를 대물림한다.
반면에 힘 있는 부모를 만나지 못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미래에 대해 꿈을 꾸는 법을 배우기 전에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먼저 배운다. 이 아이들은 사회에 나와도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한다. 그러다가 또 다른 상처를 입고 기약 없는 절망의 밑바닥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 아이들을 꿈이 없다고 탓할 수 있겠는가.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을 올려달라고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가상화폐로 인생역전을 꿈꾼다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렇게 못하겠다. 그 아이들은 꿈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꿈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아픔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고통이 무엇인지 안다. 꿈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꿈꿀 수 없는 것의 의미를 나는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직접 써 내려간 글들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학창시절의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다. 병원에 있느라 오랫동안 학교 수업을 듣지 못했으며, 과외는 고사하고 학원 간판도 보기 어려운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심지어 고등학교 마지막 1년은 천장에서 쥐가 뛰어다니는 독방에서 보냈다.
그 당시 나에게는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눈앞의 끝도 없이 이어진 어두운 터널에는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았다. 부모님은 누구보다도 헌신적이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나는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그런 힘들었던 시절도 지그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들었다. 지혜로운 아내를 만나 결혼도 하였다. 사랑스러운 딸이 태어났고, 해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잠자리에 들면서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한다.
따뜻한 집 안에서 가끔 나와 내 아내는 서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부부, 대단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사실, 나와 내 아내는 둘 다 운이 좋았다. 여러 가지가 부족했을지언정 결정적인 ‘한 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중요한 시기에 꿈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그 ‘한 가지’가 무엇인지 궁금한가. 우리 부부는 학창시절에 중요한 멘토를 만났다. 그분들은 학창시절 나와 내 아내의 삶을 180도 바꾸었다.
나에게는 이모부, 내 아내에게는 외삼촌이 멘토였다. 두 분 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우리의 스승이 되어 주었다. 그분들은 우리가 나아갈 길을 비추어 주었다.
우리 부부는 멘토들이 왜 우리를 도와주었을까 이따금 생각해본다.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라고 그랬을까. 아닐 것이다. 무언가 세상에 보탬이 되라는 뜻에서 도움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혼 전부터 우리 부부는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틈날 때마다 고민하였다. 처음에는 막연한 구상으로 시작하였지만 차차 구체화하였고, 이제 드디어 실행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의 계획은 이렇다.
‘꿈의 서재’라는 이름으로 우리 부부를 멘토로 삼고 싶은 학생들을 만나고자 한다. ‘꿈의 서재’란 ‘꿈꿀 수 없는 아이들이 꿈꿀 수 있게 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꿈의 서재’는 ‘꿈꾸지 않는 게 아니라 꿈꿀 수 없는 현실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구체적으로 중고등학교 학생 가운데 이과 쪽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 2명, 문과 쪽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 2명을 기다리고 있다. 이과 쪽 2명은 내가 담당하고, 문과 쪽 2명은 내 아내가 담당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수시로 서로 담당한 학생에 관하여 의견을 나눌 것이다.
이렇게 담당을 나눈 것은 마침 우리 부부가 해당 분야를 전공했기 때문이다. 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는 서울 시내의 한 종합병원의 외과 의사이다. 내 아내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였고 현재는 국책은행 소속의 금융인이다. (나와는 다르게 내 아내는 신상이 널리 밝혀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인원 수 제한을 두는 것은 우리 부부가 집중할 수 있는 적정 인원이 각자 2명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가늠한 우리 능력의 최대한이다. 한 학생 한 학생의 인생을 두고 하는 멘토링이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아예 안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꿈의 서재’는 가상의 공간이다. 시공간적 제약을 없애기 위해서 모든 멘토링은 실제로 만나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것이다. 멘토링은 학생이 원하는 목표에 안착할 때까지 진행하며, 모든 과정은 무상으로 진행한다.
‘꿈의 서재’는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 공부가 유일한 희망이지만 현실적인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 학생
- 현재 놓여있는 절망적인 상황을 돌파하고 싶지만, 답이 안 보이는 학생
-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고 싶지만, 주변에 조언해 줄 사람이 없는 학생
반면에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특정 교과목에 대한 족집게식 수업을 원하는 학생
- 이미 풍족한 학습 환경을 누리고 있는 학생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자신이 직접 쓴 참가 사유서를 아래의 신청서에 작성하기 바란다. 분량을 비롯한 형식의 제한은 없다. 단, 본인이 직접 써야 한다. 모집 기간은 2월 28일까지이며, 3월 중 본 블로그를 통해 참여자를 발표할 것이다.
메시지가 발송되었음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받았던 스승들의 가르침, 그것은 곧 우리가 항상 간직해 온 마음의 빚이 되었다. 지금 시작하고자 하는 우리 부부의 ‘꿈의 서재’는 그 마음의 빚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부부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만나게 될 학생들도 마음의 빚을 지기를 바란다. 그 마음의 빚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훗날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되었을 때, 도움이 필요한 이를 찾아서 그 빚을 갚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 빚을 갚았는지 우리 부부에게 증명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증명하면 된다. 그것이 우리가 ‘꿈의 서재’에서 만나게 될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전부이다.
당연한 것이 당연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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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선생님의 뜻깊은 행동을 응원합니다.
분명 많은 이들이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서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순탄하면 순탄한대로 험난하면 험난한대로..
자신의 인생길에서 격려와 일침을 놓을 수 있는 스승(멘토)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를 응원합니다.
가슴 뭉클해지네요.
빛이 되시는 두분이십니다.
아~~~
제가 고등학생이였음
좋겠단
생각을 처음으로 해봅니다
두 분의 멘토링을 응원합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부조리의 탑의 근원이 어디인지. 원망하면 편해질지… 그 4번째 문단의 주인공이 저인것 같습니다. 일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가끔 공장 안돌면 쉬고.. 연애 포기, 돈은 돈대로 안벌리고… 그래도 고문같지만 희망을 믿고 살아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올라갈수 있을거라고. 새로운 경험이 기다릴거라고… 신청하는 친구들도 이번의 기회를 잘 잡길 바랍니다. 똑같은 기회는 두번은 안와요. 특히 어른이 먼저 선뜻 도와준다는 기회는요.
정말 감동입니다.
내가 학생이였다면 하고 생각해봅니다.
사회에는 마음 의지하지할 곳 없어 혼자 속앓이를 하는 학생이 많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준다면 그들은 정말 힘이 될것입니다.
대신 감사를 드리며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부부께서 하시는 일이 학생들에게 빛이 되어 머물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랫만에 가슴 설레는 글이네요.
고등학생을 키우는 엄마로서 더욱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꿈의 서재같은 곳이 있어 아직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응원기도합니다!~^^
저는 청소년쉼터, 대안학교의 꿈, 미래 조차 가질 생각없이 아이들과 생활합니다.~
이 아이들이 자기 성장에 조금의 관심을 가지고 무기력애서 벗어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귀한 실천의 꿈의 서재에 한없는 축복과 승리가 임하실겁니다. 화이팅!~~^^
행복 바이러스^^
글 잘 보고갑니다.
당연한것이 당연해지도록 우리모두 노력해야겠지요
우리는 생활속에서 당연함에 묻혀 고맙고 감사해야
할것도 잊고 살아가는것은 아닌지 나자신부터 반성해 보아야 할듯합니다.
당연함에 묻혀 잊혀지기보다 묻혀진 당연함을찾아
작은것에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모든분들 설명절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정말 의미있고 대한민국이 필요한 위대하고 어려운 일을
자청 하시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멘토 이십니다.
멀리서나마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아침부터 훈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