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햇살 아래, 사람들의 발걸음은 들떠 있다. 어쩌면 독자들 중 누군가는 지금 이 글을 휴가지로 향하는 길에서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주변을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상치 못한 위험이 먼저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름철의 대표적인 불청객, 식중독이다. 물소리 들리는 야외에서 먹는 김밥 한 줄, 바비큐 그릴 위의 고기 한 점이 되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작은 방심 하나가 여행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식중독, 왜 다시 늘고 있을까
최근 우리나라에서 식중독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집단 식중독 사례만 359건, 환자 수는 약 8,800명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외식과 여행이 다시 늘어난 사회 분위기와도 맞물린 현상이다. 더욱이 배달 음식과 간편식이 보편화되면서 음식의 보관과 유통 과정에서 위생이 무너지기 쉬운 환경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4년 통계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질병관리청의 감시 자료에 따르면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름철을 전후로 식중독 위험이 집중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탁 위의 숨은 위험
최근에는 9월까지 더위가 이어지며 식중독 발생 시기도 길어지고 있다.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습도가 높은 날씨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증식하는 환경을 만든다. 특히 살모넬라나 병원성 대장균은 보관이 조금만 잘못돼도 몇 시간 안에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조리 후 상온에 잠깐 둔 음식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 병원체는 다양하지만, 크게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주를 이룬다. 그중 여름철에 흔히 문제가 되는 것은 노로바이러스,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이다. 조리자의 손이나 오염된 식재료, 덜 익힌 육류와 같이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감염의 고리는 시작될 수 있다.
이들 병원체는 극소량으로도 증상을 일으킬 만큼 강력하다. 특히 어린이, 노인, 만성질환자에게는 탈수와 같은 합병증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손 씻기와 익히기, 식힌 음식은 바로 먹기 같은 기본이 최선의 예방책임을 기억하자.
휴가지와 캠핑장의 식중독 위험
최근 캠핑장이나 휴가지의 음식점에서 식중독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휴가지에서는 음식이 완전히 익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빠르게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남은 음식을 아깝다고 집으로 가져가는 행동은 식중독 위험을 키우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먹고 남은 음식은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만약 같은 음식점에서 식사한 가족이나 친구가 모두 식중독 증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원인을 신속히 조사하고 더 큰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또한 해당 음식점의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피해자는 음식물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보험은 음식점이 제공한 음식으로 인해 고객에게 발생한 신체적 피해나 알레르기 반응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보상하는 제도이다.
식중독의 증상과 대처법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음식 섭취 후 몇 시간에서 며칠 사이에 구토, 복통, 설사 같은 증상으로 나타난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질 경우 발열이나 심각한 탈수로 이어져 의료기관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 만성 질환자는 가벼운 증상이라도 심각한 탈수나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약 피가 섞인 설사를 하거나 고열이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신속한 대처가 식중독으로 인한 더 큰 피해를 예방하는 길임을 명심하자.
식중독에 대한 오해와 진실
뜻밖에도 냉장고 안에서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또한 음식이 상하면 반드시 냄새나 맛이 변할 것이라고 믿지만, 살모넬라균이나 병원성 대장균 등은 음식의 맛이나 냄새를 바꾸지 않고도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식중독에 걸렸을 때 끓여 먹거나 다시 데우면 괜찮다는 믿음도 있지만, 이 역시 위험할 수 있다. 일부 세균은 가열로 사멸하지만,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경우에는 열에 강한 독소를 남기기 때문에 조리 후에도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한 번 오염된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모두가 안전한 휴가철을 위해
식중독은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무심한 손길 하나, 익히지 않은 한 점의 음식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식중독은 여름철 가장 예측 가능한 위험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 독자들이 무엇을 먹고 어디서 쉬든 그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만 남기를 바란다. 자외선 차단제나 벌레 퇴치제를 휴가지에 챙겨가듯, 식중독 예방에 대한 경각심 또한 여행 가방 속에 빠뜨려서는 안 될 중요한 준비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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