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기온이 올라가면 거리는 달궈진 프라이팬처럼 뜨거워집니다. 열기는 아스팔트를 데우고, 햇볕은 머리 위로 직사광선을 퍼붓습니다. 잠깐만 밖에 있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며, 갈증 때문에 손이 자꾸만 음료수로 향하게 됩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7,000명을 넘었고, 이는 2년 전보다 무려 74%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기상청과 질병관리청 역시 2025년을 ‘기록적 폭염’으로 보고하며 온열질환과 탈수 위험이 전국적으로 크게 높아졌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조절 능력과 신체 회복력이 낮아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탈수는 불편함을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지요. 그런데 갈증이 느껴질 때는 이미 탈수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부터 누구나 쉽게 놓칠 수 있는 탈수 관련 오해와 진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탄산음료로 수분 보충이 가능할까요?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탄산음료 한 캔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탄산음료가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에 다량으로 포함된 당분은 체내 삼투압을 높여 신장에서 수분을 함께 배출하게 만드는 삼투성 이뇨 현상을 유발합니다. 또한 콜라나 에너지음료처럼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수분 손실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의 청량감도 단지 감각적인 느낌일 뿐 실제 수분 보충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몸속에 실제로 흡수되는 수분의 질이지요. 땀을 많이 흘린 후라면 탄산음료보다는 물이나 무설탕 이온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땀이 나지 않으면 탈수 위험이 없을까요?
더운 날씨에도 땀이 잘 나지 않으면 몸이 건강하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땀이 나지 않는 것은 수분이 심각하게 부족해져 체온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땀은 체내 열을 식히기 위한 중요한 생리적 반응입니다. 이 기능이 멈췄다는 것은 이미 체온 조절에 필요한 수분조차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이지요. 마른 피부, 불쾌한 열감 등은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는 체온 감지와 조절 기능이 저하되고 갈증도 느끼기 어려워 자각 없이 중증 탈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소변 색깔로 확인하는 탈수 신호
탈수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소변 색깔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소변이 맑고 투명하지만, 수분이 부족하면 짙은 노란색이나 갈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소변의 색이 진해지고 냄새가 강해졌다면 수분의 보충이 필요합니다.
갈증이 없더라도 소변의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습관은 탈수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체중의 약 3% 수준의 수분이 손실되면 의학적으로 탈수로 진단되며, 이런 상태가 반복될 경우 혈전 생성이나 심혈관 부담과 같은 2차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요.
두통과 무기력감은 몸이 보내는 SOS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무기력감, 피로감은 수분 부족으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집중력과 판단력도 함께 떨어질 수 있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요. 특히 폭염 속에서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탈수의 신호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즉시 수분을 보충해야 하며, 단순한 물 섭취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어지럼증, 식은땀, 구토 등 중등도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 효과적인 보충 방법은?
폭염 속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도 함께 손실됩니다. 전해질의 부족은 근육 경련, 피로, 신체 균형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물만 마시는 것보다는 전해질을 함께 보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격렬한 운동이나 야외 활동 후에는 운동 직후 빠른 수분 흡수와 회복을 위해서는 혈장 삼투압보다 낮거나 유사한 삼투농도(즉, 약간 저삼투 또는 등삼투 상태인 200~295 mOsm/kg 수준)의 무가당 또는 저당 이온 음료가 좋은 선택입니다. 소금이 약간 들어간 맑은 국물이나 죽 형태의 음식 등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을 동시에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수박으로 수분 보충해도 괜찮을까요?
수박이나 참외 같은 과일은 수분 함량이 높아 여름철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과일에는 당분도 많아 체내 수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물론 갈증 해소를 위해 수분이 많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이지요. 특히 활동량이 많거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 음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 수박이나 참외와 같은 과일을 먹었다고 안심하지 말고, 의식적으로 수분 섭취량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탈수의 경고 신호
더운 날씨 속에서 몸이 보내는 탈수의 경고 신호를 잘 숙지해 두세요. 진한 소변, 잦은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이 반복된다면 즉시 수분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특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의식이 흐려지는 느낌이 든다면 중증 탈수 상태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에는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폭염은 피하기 어려운 자연 현상이지만 탈수로 인한 피해는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민감하게 살피고, 수분 섭취의 습관을 차근차근 바로잡아 간다면 여름을 보다 슬기롭게 지낼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준비와 실천은 무더위 속에서도 건강한 일상을 지키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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