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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시계, 시계의 본질을 돌아보다

책상 위에 둘 아날로그 탁상시계를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이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지만, 물리적인 시계가 주는 직관성과 공간적 존재감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비교하며 고민하던 중, 문득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시계의 본질은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이라도 시간이 틀린다면 무용지물이다. 이 기준을 염두에 두자, 자연스럽게 전파시계라는 선택지가 떠올랐다.

전파시계(Radio-controlled clock)는 원자시계에서 송출하는 표준 전파를 수신해 자동으로 시간을 조정하는 시계다. 원자시계는 1억 년에 1초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도를 자랑하며, 세계 각국의 표준 연구소에서 유지·관리된다. 이 표준 신호는 무선 전파로 송출되며, 전파시계는 이를 실시간으로 받아 정확한 시간을 유지한다.

전파시계 기술은 1967년 독일에서 처음 개발되었으며, 1980년대 들어 일본과 미국에서도 표준 전파 송출국이 구축되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현재 유럽, 북미, 일본, 중국 등이 독자적인 표준 전파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전파 송출국이 없어 일본의 전파를 수신하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일본은 후쿠시마(40kHz)와 후쿠오카(60kHz)에서 전파를 송출하며, 국내에서도 대체로 안정적인 수신이 가능하다.

전파시계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가 시간을 수동으로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시계가 자동으로 표준 시간을 동기화하기 때문에 오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공항, 철도, 금융기관 등 정확한 시간이 중요한 곳에서 널리 활용된다. 또한, 계절에 따른 시간 변경도 자동으로 적용되어 서머타임을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유용하게 쓰인다.

국내에서 전파시계를 구입하려면 반드시 ‘Radio Controlled’라는 표기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해당 시계가 표준 전파를 수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중에서는 손목시계뿐만 아니라 탁상용과 벽걸이용 제품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용 모델을 선택하면 국내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의 사소한 불편까지도 해결한다. 시계의 정확성 문제를 해결한 전파시계처럼,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던 불편함도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면 더욱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 결국, 기술이란 우리가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까지 개선하며 삶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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