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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일화로 포장된 건강 정보는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화과는 계절의 짧은 틈을 타 출하되는 과일로, 항산화 물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에 이로운 과일로 꼽힌다. 현대 영양학에 따르면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성분이 피부 노화와 염증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피신이라는 효소는 단백질 소화를 도와준다. 2022년 학술지 Foods에 실린 연구에서도 무화과 추출물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항염증 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보고된 바 있다1. 이처럼 무화과의 효능은 과학적 실험과 분석을 통해 부분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사에서는 이를 ‘클레오파트라도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로 과도하게 포장하며, 역사적 일화를 건강 정보의 근거처럼 사용하고 있다. 기사에서 반복적으로 인용된 문장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도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질 만큼 노화 방지 효과도 유명하다”는 표현이다. 문제는, 이 문장 안에 있는 두 가지 주장 모두가 의문이라는 점이다. 먼저, 클레오파트라가 실제로 무화과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기원전 1세기 인물의 식생활에 대한 구체적 사료는 극히 제한적이며, 오늘날 전해지는 대부분의 정보는 문학적 상상이나 전설의 성격이 짙다. 둘째, 설령 고대 인물이 무화과를 먹었다고 해도, 그것이 곧 노화 방지 효과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역사적 인물의 식생활과 현대 의학적 효능은 별개의 문제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과장 보도를 넘어서, 건강 정보를 둘러싼 악순환의 한 고리로 작용한다. 하나의 기사가 검증되지 않은 일화를 반복 인용하면, 이후 또 다른 기사나 블로그에서 이를 ‘이미 잘 알려진 사실’처럼 차용하게 된다. 결국 ‘유명 인물이 먹었다 → 건강 효능이 있다’는 근거 없는 연결이 마치 역사적 사실처럼 굳어지는 것이다. 이는 건강에 관심 많은 독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고, 특정 식품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언론이 건강 기사를 작성할 때, 흥미로운 이야기로 독자의 주목을 끄는 것이 목적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건강과 관련된 정보는 일상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재미’보다 ‘정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과일 하나를 소개하는 데에도 과학과 역사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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