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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 속 건강 지키기

올여름은 그야말로 역대급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숨 막힐 듯한 열기가 전국을 뒤덮으며, 평년보다 훨씬 높은 기온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달궈진 아스팔트는 식을 줄 모르고, 그늘조차 후텁지근한 공기로 가득합니다. 밤에도 열기가 가시지 않아 잠 못 이루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지요. 이제 더위는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뚜껑을 덮은 찜통처럼 뜨거운 공기가 도시 전체를 감싸는 열돔 현상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었죠. 버스 정류장에는 손 선풍기를 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햇볕은 숨이 턱 막힐 듯 쏟아집니다. 이처럼 길고 강렬한 더위는 우리 몸과 마음에 큰 부담을 안겨줍니다.

폭염이 보내는 우리 몸의 위험 신호

폭염에 오래 노출되면 우리 몸은 온도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깁니다. 땀으로 인해 몸속 수분과 염분이 빠르게 빠져나가면 어지럼증, 근육 경련, 심한 두통 같은 열탈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 땀이 멈추고 피부가 건조해진다면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숨이 가빠진다면 즉시 시원한 그늘로 이동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특히 어르신, 어린아이, 그리고 평소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은 체온 변화에 더욱 민감하며,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폭염에 더욱 취약합니다. 특정 처방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체온 조절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분 보충, 물만으로는 부족

폭염 속에서는 목마르다는 느낌이 들기 전에 미리미리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물병에 물을 담아 다니며 수시로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수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너무 찬 음료를 마시는 것은 위경련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설탕 함량이 높은 음료나 알코올은 몸속 수분을 더욱 빼앗아가므로 피해야 합니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이온음료(스포츠음료)를 통해 수분과 함께 염분, 미네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분들은 이온음료를 섭취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의사가 마시는 물의 양을 제한한 경우에도 반드시 의료진의 조언을 먼저 구해야 합니다.

무더위 속 현명한 옷차림과 외출 요령

집 안에서는 최대한 통풍이 잘 되는 시원한 옷을 입고,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햇볕이 강한 날에는 양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세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양산을 쓰는 것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뜨거운 햇볕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지요. 밝은 색상의 헐렁한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되니 참고하세요. 외출 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제품 사용 설명서에 따라 덧바르는 것도 잊지 마세요. 햇볕에 직접 노출되어 입는 일광 화상은 체온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피부에도 심각한 손상을 줍니다.

평소 더위에 익숙하지 않다면 운동이나 야외 활동은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하여 점차 강도를 높여야 합니다. 활동 중 가슴이 심하게 뛰거나 숨이 차는 느낌이 있다면 즉시 시원한 그늘로 이동하여 충분히 쉬어야 합니다.

실내에서도 방심은 금물

폭염이 심한 날에는 선풍기만으로는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어렵습니다.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에어컨은 26도 내외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풍기와 함께 사용하면 전기 요금 부담을 줄이면서도 체감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열발진(땀띠)이 쉽게 발생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럴 때는 파우더 등을 사용하여 땀이 덜 나도록 하고 통풍이 잘 되는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주위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은 냉방기 사용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몸이 불편해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해 탈진 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이 너무 덥다면 가능한 한 불을 사용하는 조리를 피하고, 시원한 물로 자주 샤워하며, 격렬한 활동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 이러한 소외된 이들이 있다면 무더위 쉼터나 보건소 등에서 제공하는 지원 서비스를 알려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도 주의를 요합니다. 특히 차량 안에 아이를 혼자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외부 온도가 높지 않더라도, 차량 내부는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뜨거워져 아이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듯 창문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어린이와 외출할 때에는 절대 아이 혼자 차에서 기다리지 않도록 하세요.

더위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하는 것

폭염은 단순히 참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죠. 물 한 잔 더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잠시 쉬어가며, 모자를 챙기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작은 실천들이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큰 힘이 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더위 대비 요령을 알려주고 서로 챙기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우리 모두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2025년 7월 1일 동양고속미디어에 실린 글입니다.1 저는 의사이자 작가로서 건강, 인문학 등을 주제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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