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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쉬운, 폐렴구균 예방접종 완전 정복

주변에서 작은 증상이라 여겼다가 사실은 큰 병으로 드러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며칠째 기침과 열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갑자기 호흡이 가빠져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폐렴이 그렇습니다. 기침과 열로 시작해 가벼운 호흡기 감염처럼 보이지만, 특히 어르신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폐렴은 다른 질환의 합병증으로 겹쳐 최종 사망 원인에 기록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건소를 찾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반복해서 듣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나 예전에 폐렴 접종했는데, 또 맞아야 돼?” “종류가 여러 가지라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어.” “독감 백신이랑 같이 맞아도 되는 거야?” 이런 물음을 들을 때마다, 많은 분들이 폐렴 예방접종에 대해 어려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궁금증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폐렴은 정말 그렇게 위험한 병인가요?

폐렴은 단순히 기침과 열로만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 조직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폐포에 고름이나 체액이 차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호흡 기능이 떨어지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신 장기에 부담을 주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에서는 치명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폐렴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다음으로 꾸준히 사망 원인 상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사망률이 급격히 높습니다.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던 분들이 결국 폐렴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는 사례도 많습니다. 즉, 폐렴은 하나의 독립된 질환일 뿐만 아니라 다른 병의 마지막 단계에서 치명적인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노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마지막 관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폐렴 예방은 노후 건강 관리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누구에게 필요한가요?

폐렴구균은 노년층에서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입니다. 65세 이상 어르신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발생빈도가 높으며, 폐렴구균에 의한 균혈증이 발생할 경우 사망률은 60%, 수막염일 경우 사망률은 80%에 이릅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약해져 폐렴 발생 위험이 커지고, 한번 걸리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만 65세 이상이라면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또 당뇨, 심장질환, 폐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이나 면역이 약해진 환자에게도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꼭 필요합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많은 분들이 “언제 맞아야 하냐”고 되묻습니다. 아마도 연말마다 시작되는 독감(정식 명칭은 인플루엔자) 접종과 혼동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폐렴구균 감염은 인플루엔자 감염처럼 계절을 타는 것이 아니라서 연중 언제든 예방접종을 할 수 있습니다. 미룰수록 위험은 커지니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13가 vs. 23가,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어르신들이 폐렴구균 예방접종과 관련하여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13가니, 23가니 숫자가 붙어 있는데 뭐가 다른 거야?”라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13가 단백결합 백신(PCV13)은 세균의 일부 단백질을 이용해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입니다. 23가 다당체 백신(PPSV23)은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해 넓은 범위를 예방할 수 있지만, 면역 지속력은 다소 떨어집니다.

23가는 폐렴구균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만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보건소나 지정된 위탁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한 번 접종할 수 있습니다. 반면 13가는 무료 지원 대상이 아니고 민간 의료기관에서 비용을 내고 접종해야 합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니, 본인의 접종 이력을 확인해 어떤 백신을 선택할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전에 맞았다면 또 맞아야 하나요?

많은 분들이 “전에 맞았는데, 또 맞아야 해?”라고 묻습니다. 원칙적으로는 13가와 23가를 모두 맞는 것이 권장됩니다. 중요한 것은 간격입니다. 13가를 먼저 맞았다면 최소 8주 이상 지난 뒤 23가를 맞아야 합니다. 반대로 23가를 먼저 맞았다면 최소 1년을 기다린 후 13가를 맞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두 종류를 모두 맞는 것이 바람직하되, 순서와 간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해야 면역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어떤 종류의 백신을 맞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 보건소에 접종 이력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같이 해도 되나요?

폐렴구균 예방접종과 관련하여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결론은 “같이 맞아도 된다”입니다. 폐렴구균 백신과 인플루엔자(흔히 독감으로 불리는) 백신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같은 날 양쪽 팔에 나눠 접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여러 번 오가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실제로 두 백신을 한 번에 맞고 갑니다. 접종 후에 통증이나 미열은 있을 수 있지만, 특별히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두 가지 예방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예방접종 후에는 어떤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나요?

폐렴구균 예방접종 후 가장 흔한 반응은 접종 부위의 통증이나 발적입니다. 드물게 전신 피로감이나 발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며칠 내로 호전되며, 심각한 부작용은 매우 드뭅니다.

만약 접종 후 고열이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어르신에게는 가벼운 반응에 그치고, 예방으로 얻는 이익이 훨씬 큽니다. 접종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권합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으로 건강한 노년을

폐렴은 노년기에 찾아오는 무서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통해 그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필요한 백신을 제때 맞는 일이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나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이 작은 노력이 노후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입니다.

이 글은 2025년 10월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실린 글입니다.1 저는 의사이자 작가로서 건강, 인문학 등을 주제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2

참고 자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5). 폐렴구균 예방접종 진료비용 현황 및 공개 정보.
  • 통계청. (2024).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통계청 새소식 및 보도자료.
  • 질병관리청. (2025).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예방접종 가이드라인. 예방접종도우미.
  •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2025). Pneumococcal Vaccine Recommendations. CDC.
  • Kobayashi, M., et al. (2025). Expanded Recommendations for Use of 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 in Adults. 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 74(1).
  • US Pharm. (2025). Updated Recommendations for Pneumococcal Vaccination. US Pharmacist, 50(5), 21-25.
  • Wagner, G., et al. (2024). Immunogenicity and Safety of the 15-valent 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 Compared with PCV13.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 Le, D., et al. (2024). Pneumococcal Vaccination Effectiveness in Individuals with Reduced Kidney Function. Vaccine, PMC11194481.
  • MSD 매뉴얼. (2025). 폐렴구균 백신 – 감염. MSD Manuals.
  • CDC. (2025). ACIP Recommendations: Pneumococcal Vac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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