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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예문여자고등학교 진로 탐색 특강

부산 예문여고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강연을 진행 중인 모습. 강연자가 교단에서 마이크를 들고 강의하는 장면.

이번 강연은 성사되기까지 조금은 특별한 후일담이 있었습니다. 먼저, 제 아내의 고등학교 은사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아내는 40대가 된 지금도 스승의 날이 되면 고등학생 시절 은사님을 식사에 초대하여 옛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지난 스승의 날이었을 겁니다. 제 아내는 은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남편인 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부산에보건소장으로 일한다고요. 그런데 그 은사님은 그 사실을 집에 가서 또 다른 학교의 선생님인 자기 부인에게도 그 소식을 전한 모양입니다.

은사님의 부인은 그 이야기를 곰곰이 듣더니 얼마 전 저에 관한 방송과 기사를 접하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혹시 그 보건소장이 자기가 본 그 사람이냐고 했답니다. 아내의 은사님은 다시 아내에게 정말 그런지 확인을 했고, 그렇게 제 정체가 탄로 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은사님의 부인이 바로 오늘 강연의 무대가 된 부산 예문여고의 학생부장 선생님이었습니다. 예문여고 학생부장 선생님은 나중에 한 번 학생들을 위해 진로 강연을 와 주었으면 한다는 뜻을 아내의 은사님을 통해 전하였습니다.

그즈음 저는 부산 시민 도서관과 함께 ‘학교로 찾아가는 사람책’이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교실을 찾아가서 학생들에게 자기의 직업을 소개하고 진로 탐색에 도움을 준다는 기획이었지요. 저는 예문여고 학생부장 선생님에게 그 프로그램에 신청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학생부장 선생님은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산 시민 도서관의 ‘학교로 찾아가는 사람책’ 프로그램은 경쟁이 너무나 치열했습니다. 도서관의 프로그램 접수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부산 시내의 여러 학교로부터 신청이 쇄도했고, 곧 접수가 마감되었습니다. 예문여고는 아쉽게도 프로그램 참여 학교 명단에 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학생부장 선생님은 플랜 B를 가동했습니다. 제 아내의 은사님을 통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라도 저에게 특강을 맡기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입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이번 강연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의 강연 시간 동안 30여 명의 예문여고 학생들 앞에서 제가 왜 의사가 되고 싶었는지부터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맞닥뜨렸던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까지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꾸밈없이 전하려고 했습니다. 대면 강연이니만큼 이미 알려진 이야기들 외에 신문과 방송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소개하였고, 그때마다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제 이야기를 경청해 주었습니다.

아무쪼록 저의 이야기가 이 아이들이 미래를 그려가는 데 나름의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의사들이 그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전문가로서의 양심과 책임을 지켜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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