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맨발걷기의 과학적 근거와 과장된 해석

최근 맨발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발바닥이 지면과 직접 닿을 때 발생하는 ‘접지(earthing)’ 효과가 혈액순환 개선과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며, 심지어 암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국회에서 맨발걷기를 통한 혈액 내 적혈구 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지만, 이 결과를 곧바로 암 치료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 가능성이 크다.

맨발걷기를 30분만 해도 적혈구가 분산되면서 혈류가 개선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연구는 흥미롭다. 그러나 혈액 속 적혈구가 흩어진다고 해서 바로 암의 치료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 혈액의 흐름을 개선시키는 생활습관이나 운동이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는 메커니즘은 훨씬 더 복잡하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연구결과를 엄밀한 맥락 없이 과장하여, 마치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인 것처럼 전달되는 점이다. 이러한 해석은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생리학적 반응을 마치 만병통치의 근거로 삼는 방식으로, 유사과학적인 주장과 닮아 있다. 이번 맨발걷기 사례처럼, 혈액 점도나 적혈구 구조 변화와 같은 지표를 곧바로 암 치료와 연결 짓는 것은 신중치 못한 접근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접지의 원리로 설명되는 자유전자의 이동이나 멜라토닌 분비 촉진 등은 실험적으로 일부 입증된 바 있으나, 이것이 곧바로 암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한다1. 또 다른 연구에서도 맨발걷기가 혈류 개선이나 스트레스 감소 같은 일시적 효과가 있지만, 질병 치료와의 직접적 관련성은 확실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2.

과학적 연구 결과는 항상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 언론은 특히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다룰 때 정확성을 유지하고, 일부 효과를 전체적인 치료 효과로 확대 해석하는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 맨발걷기는 분명히 건강을 위한 좋은 습관일 수 있으나, 암 치료와 같은 과장된 주장으로 인해 오히려 진짜 효능이 왜곡되거나, 잘못된 건강정보가 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 글의 주소를 복사해서 아래 기사에 댓글로 남겨주세요. 올바른 의학 정보를 전파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댓글 남기기

구독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