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손가락이 굳어 있다. 주먹을 쥐려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몇 번이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야만 겨우 감각이 돌아온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이렇게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몸을 잠식한다. 손가락에서 시작된 경직은 손목, 발목, 무릎을 따라 퍼진다. 몸의 깊은 곳에서부터 불길이 일어나는 듯한 통증이 밀려온다. 단순한 피로감이 아니다. 뼈와 뼈를 잇는 관절이 스스로를 공격하며 붓고 뒤틀리는 질병이다.
이 병의 역사는 깊다.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의 흔적이 발견되었다1. 하지만 본격적으로 학계에서 논의된 것은 19세기 이후다. 프랑스의 의사 오귀스트 브로소(Auguste Brocq)는 이 질환을 ‘만성 진행성 관절염’으로 정의했다. 이후 의학의 발전과 함께 면역계의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정상적으로는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이유 없이 관절을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것이다2.
증상은 초기에는 모호하다. 단순한 피로, 근육통, 미열이 전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침 강직(아침에 관절이 뻣뻣한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의심해야 한다. 관절의 통증과 부기가 양쪽에서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특징적이다. 진행되면 관절이 변형되고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어려워진다. 손가락이 비틀리고, 발목이 붓고, 무릎이 휘어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염증은 혈관, 심장, 폐, 눈까지 침범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3.
진단은 주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이루어진다. 류마티스 인자(RF)와 항CCP 항체가 검출되면 가능성이 높다. 엑스레이나 초음파를 통해 관절의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그러나 이 병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이 모호하고 개별적인 검사로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4.
치료는 면역계를 조절하는 약물로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메토트렉세이트(MTX)와 같은 항류마티스 약물이 사용된다. 생물학적 제제도 등장하면서 치료의 가능성이 더 넓어졌다. 하지만 치료제는 병의 진행을 늦출 뿐 완치는 어렵다. 그래서 적절한 운동과 생활 습관 관리도 필수적이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트레칭,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이 병이 장애를 불러오는 불치의 병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로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5.
이 병을 둘러싼 논쟁도 많다. 일부에서는 특정 식이요법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이나, 글루텐을 배제한 식단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다. 또,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신적인 충격이 면역계를 교란시켜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증상이 심해진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니라 악화 요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순한 관절병이 아니다. 면역계의 오작동,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했지만, 이제는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로 삶을 지켜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 병의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는 것이 고통이 되는 순간, 일상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된다. 몸속에서 타오르는 이 불씨를 끄기 위해, 우리는 더 나은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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