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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썩음, 디지털 시대의 경고

2024년,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는 ‘뇌 썩음(brain rot)’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였다. 이는 저품질 온라인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로 정신적, 지적 상태가 악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1

‘뇌 썩음’이라는 용어는 1854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Walden)’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소로는 당시 과도한 자극과 불필요한 정보의 범람이 정신적 피폐함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우리는 손끝 하나로 무한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정보의 대부분은 피상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스마트폰을 켜는 순간, 시선을 끄는 짧은 영상들이 연이어 재생되고, 손가락을 내리는 것만으로 무한한 피드가 펼쳐진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뇌는 점차 피로해지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여유를 잃어간다.2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과도한 사용은 우리의 회색질을 감소시키고, 주의 집중 시간과 기억력을 약화시키며, 인지 과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 멀티태스킹이 능률을 높여준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집중력을 산만하게 만들고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한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뇌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젊은 세대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3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디톡스와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책을 읽거나 자연과 교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뇌를 휴식시켜야 한다. 햇살이 내리쬐는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물결이 찰랑이는 강가에서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은 뇌를 재충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보다는 다큐멘터리나 전문 서적 등 깊이 있는 내용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통해 뇌를 활발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디지털 시대의 ‘뇌 썩음’ 현상을 예방하고, 건강한 정신과 지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4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의 정신과 지적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숨어 있다. ‘뇌 썩음’이라는 단어는 그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소비하는 정보의 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우리의 뇌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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