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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세계사

『기업의 세계사』 책 표지 - 고대 로마부터 21세기 실리콘밸리까지 인류사를 결정지은 기업의 탄생과 진화. 중앙에는 빌딩이 가득한 도시가 있고, 하단에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있는 100달러 지폐가 보인다. "기업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라는 문구와 함께 책의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가 삽입되어 있다.

인류 문명의 여명기부터 종교는 사회의 중심축이었다. 원시 사회에서 주술이나 애니미즘과 같은 초기 형태의 종교는 공동체의 결속과 세계관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종교가 세상의 중심이던 시기에는 교황과 같은 종교 지도자가 최고의 권력자였다. 이러한 종교의 영향력은 문명이 발달하면서 더욱 체계화되고 강화되었다. 중세 시대에는 종교가 교육, 의료, 복지의 중심이었으며, 정치와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정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 시기의 권력자는 왕이나 귀족이었고, 그 이후에는 대통령과 같은 선출직 인물이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 넓게 보아 정치인이다. 프랑스 혁명이나 미국 독립 혁명과 같은 정치적 사건들은 국가와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했다. 정치는 사회의 구조와 기능을 재편하며, 국가가 사회의 중심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오늘날에는 기업이 명실상부 사회의 중심이다. 현대 사회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은 기업가들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국가보다 더 큰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과 같은 기업들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이 역사라는 큰 틀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기업의 세계사』라는 책의 제목은 무척 흥미롭다. 이 책은 그 제목이 나타내듯 기업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탐구한다. 기업의 발전 과정을 통해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을 설명하며, 이를 통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재조명한다. 또한, 기업의 역할을 재평가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위치와 책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이 책의 저자 윌리엄 매그너슨은 텍사스 A&M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수로, 기업법과 금융법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예일 대학교에서 법학 학위를 취득한 그는 기업의 법적,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영향까지 폭넓게 연구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매그너슨 교수는 기업의 본질적 목적이 “국가의 ‘공공선 추구'”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연구는 기업의 역사와 변천을 통해 인류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첫 장에서는 고대 로마의 소치에타스를 다룬다. 소치에타스는 로마 제국의 상업 조직으로, 상인들이 자본을 모아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형태였다. 이 조직은 로마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문화를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소치에타스는 로마 시민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이는 로마 제국의 번영과 몰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 장은 르네상스 시대의 메디치 은행에 초점을 맞춘다. 메디치 가문은 은행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피렌체의 정치와 문화를 주도했다. 메디치 은행은 현대 은행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예술과 학문을 후원하여 르네상스의 꽃을 피우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은행의 역사는 금융이 사회와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세 번째 장에서는 대항해시대의 동인도회사를 조명한다. 동인도회사는 항해마다 주식을 발행하며 초기 자금을 모았다. 이는 현재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주식과 주식 거래로 이어졌다. 동인도회사는 군사적, 정치적 권력을 행사하며 식민지 경영을 주도했다. 이는 현대 국제 관계와 경제 구조의 기초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네 번째 장은 유니언 퍼시픽 철도회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회사는 미국 대륙을 동서로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하며, 미국 경제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불공정한 독점과 노동 착취로 인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니언 퍼시픽 철도회사의 역사는 기업의 힘과 그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포드 자동차의 이야기를 다룬다. 헨리 포드는 조립라인을 도입하여 자동차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동시에 노동의 비인간화를 초래했다. 포드 자동차는 대량 생산과 소비사회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는 현대 산업 사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여섯 번째 장은 엑슨에 초점을 맞춘다. 엑슨은 거대한 다국적 기업으로, 국가보다 더 큰 경제적 힘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석유 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환경 파괴와 사회적 책임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엑슨의 역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촉발한다.

일곱 번째 장에서는 월스트리트의 KKR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KKR은 기업을 사고파는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하다. 이는 현대 금융 자본주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KKR의 활동은 기업의 소유 구조와 경영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마지막 장은 페이스북을 다룬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열며,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고 정보의 흐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와 사회적 책임 문제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페이스북의 역사는 디지털 혁신과 그에 따른 사회적 도전 과제를 보여준다.

저자는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끼친 이들 기업들을 살펴본 뒤, 마지막 장에서 오늘날 기업에 내재된 불완전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공공선 추구’로의 회귀로, 저자는 이를 기업의 본질적 목적이라 말한다. 그는 기업이 단순히 이익 추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익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그는 적절한 법률과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업의 혁신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기업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가치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업의 세계사』는 기업이라는 주제로 인류의 역사를 탐구하는 흥미로운 여정을 제공한다. 매그너슨은 고대 로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기업 사례를 통해 기업의 역할과 영향을 분석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이 책은 기업이 단순히 경제적 주체가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기업의 역사 속에서 사회와 문명의 발전 과정을 새롭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경계하면서 무조건적인 맹신에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경영학, 경제학, 역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기업의 역할과 영향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의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전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업의 세계사』는 깊이 있는 분석과 풍부한 사례를 제공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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