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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아닌 ‘의사 개인 의견’에 기대는 언론 보도

‘호주 의사가 말하는 커피 마시는 최악의 시간대’라는 제목은 흥미롭다. 하지만 기사 내용을 읽어보면, 뇌리에 남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아닌 한 명의 주장뿐이다. 뉴욕포스트와 이를 그대로 인용한 국내 매체는 호주의 ‘잭 터너’라는 일반의가 말한 커피 섭취 시간대를 ‘최고’와 ‘최악’으로 구분해 소개했다.

문제는 이 보도에 의학적 권위나 학술적 검증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사의 전제는 ‘기상 후 30~60분간 코르티솔이 최고치를 기록하므로, 이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 부신 자극과 스트레스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생리학적 일반론이라기보다 특정 가설에 불과하다. 코르티솔은 하루 중 여러 차례 변동하며, 개인에 따라 패턴이 다르다. 이를 단일한 기준으로 삼아 ‘에너지가 파괴된다’고 단언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기사 내내 ‘잭 터너 박사’의 말을 절대적 기준처럼 소개하면서도, 해당 주장의 근거가 되는 논문이나 의학 학회, 정부 기관의 권고사항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주 의사 한 명의 비대면 진료 마케팅에 가까운 콘텐츠를 국내 포털 뉴스란에 실어주면서 ‘최고’, ‘최악’ 같은 자극적 표현을 덧붙이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을 저버린 행위다.

커피 섭취 시간은 개인의 생체리듬, 수면 패턴,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카페인의 반감기도 평균 6시간이라지만, 이는 개인차가 크다. 의료적 조언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최소한 복수의 전문가 의견이나 공식 지침을 인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해당 기사는 정보가 아니라 일종의 콘텐츠 홍보에 불과하다.

건강 정보를 다루는 언론이라면 자극적 제목을 뽑기 전에,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과학적 검증과 맥락 설명을 우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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