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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여행, 건강하게 즐기는 법

고속도로를 달리며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멀리 이어진 산맥과 햇살을 받은 들판이 잠시 일상을 내려놓게 한다. 편안한 좌석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은 고속버스 여행만의 매력이다. 바쁘게 흘러가던 하루에서 벗어나 잠시 멈춘 듯한 여유,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여행을 더 즐겁게 하려면 몸과 마음이 먼저 쉬어야 한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상쾌한 기분을 느끼려면 이동 중 짧은 잠을 활용해야 한다. 작은 준비와 습관이 여행의 질을 높여준다. 지금부터 고속버스에서 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여행의 시작은 편안한 자리에서부터

장거리 이동에서는 편안함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목을 받쳐주는 목베개와 허리 쿠션은 척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얇은 담요는 체온을 유지해 주며, 빛을 차단하는 안대는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더 깊은 휴식을 가능하게 한다.

좌석을 뒤로 젖힐 때는 서두르지 않도록 하자.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책을 읽거나 태블릿으로 영화를 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볍게 양해를 구하면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온도 변화에 따른 체온 관리

고속버스는 계절에 따라 냉·난방이 바뀌므로 실내 온도에 대비해야 한다. 더울 때 양말을 벗는 경우가 있는데 냉방이 강하면 발이 쉽게 차가워진다.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느려지면 피로로 이어질 수 있으니 양말과 담요를 챙기고 옷은 겹쳐 입어야 한다.

반대로 난방이 강하면 공기가 건조해지고 땀 배출이 늘어 수분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해 보습제를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과 물, 가볍게 그리고 적당하게

장거리 이동에서는 앉은 자세 때문에 위장 운동이 느려진다. 이때 과식하면 음식이 오래 머물러 답답함이나 속쓰림이 생기고 역류로 불편할 수도 있다. 기름진 음식과 탄산음료는 가스를 늘려 불쾌감을 심화시키니 피해야 한다. 물은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부담을 줄인다.

카페인과 알코올도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은 뇌의 피로 신호를 차단해 잠을 방해하고, 알코올은 깊은 잠을 억제한다. 두 음료 모두 이뇨 작용으로 소변을 자주 보게 하므로 휴게소 정차 때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좋다.

여행 중 가벼운 몸풀기

휴게소에 내렸다면 몸도 조금 풀어 주자.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다리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혈액이 아래로 몰린다. 이 상태가 길어지면 부종이 생기고, 드물게는 혈전이 생길 위험도 있다. 선 채로 종아리를 늘리거나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놓는 동작은 혈류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차 안에서도 방법은 있다. 발목을 천천히 돌리거나 발끝을 당겼다가 펴는 동작을 반복해 보자. 이렇게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다리의 피로도 줄어든다.

스마트폰은 잠깐 내려두자

버스를 타면 멀미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 원인이 의외로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일 때가 있다. 가까운 화면을 오래 보면 눈은 정지된 이미지를 인식하지만 몸은 계속 흔들림을 느끼기 때문에 뇌가 혼란을 겪는다. 이 불균형이 멀미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럴 때는 시선을 멀리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면 시각과 평형감각이 맞춰져 멀미가 완화된다. 짧은 시간이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바깥 풍경을 즐겨 보자.

귀를 위한 작은 배려

음악은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는 잠시 볼륨을 낮춰야 한다. 엔진음과 주변 소음 때문에 볼륨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85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오래 노출되면 내이의 청각 세포가 손상되기 시작하므로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기기를 사용하고 볼륨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터널에 들어가거나 산길을 오르면 기압이 바뀌면서 귀가 먹먹해진다. 이때는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고 껌을 씹으면 이관이 열려 압력이 조절된다.

호흡기 건강을 위한 수칙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곧 가을이 시작된다. 선선한 바람이 반갑지만 아침저녁 기온차로 호흡기가 예민해질 수 있다. 게다가 버스 안은 밀폐돼 있어 공기가 쉽게 건조해진다. 이럴 때는 마스크가 도움이 된다. 마스크는 비말을 막는 역할뿐 아니라 습도를 유지해 목의 자극을 줄여 준다.

가을은 또한 독감 유행이 시작되는 시기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기침이나 재채기의 비말이 빠르게 퍼진다. 마스크 착용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여행을 더 즐겁게 만드는 작은 습관

작은 습관 하나가 여행을 크게 바꾼다. 앉는 자세를 편안하게 하는 요령에서 체온 관리, 음식과 물을 챙기는 요령, 그리고 호흡기 건강까지 모두 안전과 휴식을 위한 준비다. 긴 시간을 앉아 이동할 때 이런 세심한 습관이 몸의 부담을 줄이고, 도착 후의 컨디션을 높여 준다.

이제 창밖으로 계절이 바뀌는 풍경을 즐기며 여행의 설렘을 온전히 느껴 보자. 건강은 즐거운 여정의 시작이다. 당신의 여행이 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 글은 2025년 10월 1일 동양고속미디어에 실린 글입니다.1 저는 의사이자 작가로서 건강, 인문학 등을 주제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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