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다 보면 이따금 의사를 만나야 할 일이 생긴다. 그리고 그럴 때는 가급적이면 좋은 의사를 만나고 싶기 마련이다. 의사를 보려는 이유가 아무리 작고 간단한 것이라도, 더 좋은 의사를 만나고 싶은 마음마저 줄어드는 건 아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기 몸을 맡기는 상황이니 당연하다.

한편, 사람들이 좋은 의사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만큼이나 의사들도 스스로 좋은 의사가 되고 싶어 한다. 여기에는 물론 환자들을 향한 이타심이 크게 작용하지만, 단지 그것 때문만이 아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해냈을 때 얻게 되는 성취감이 큰 이유다. 의사들 대부분은 자신을 찾아온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돌려주고 더 나아가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의사로서 이룰 수 있는 진정한 ‘성공’의 본질이다.

외과 의사라는 본업과 함께 의료계를 향한 깊은 성찰이 담긴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아툴 가완디Atul Gawande는 그의 책 <어떻게 일할 것인가 원제: BETTER: a surgeon’s notes on performance | 아툴 가완디 지음 |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07월 01일 출간>에서 바로 이 ‘성공’의 문제를 다룬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의사들이 환자들 앞에 온전한 전문가로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조언한다. 그가 책에서 의사들에게 전하는 조언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성실함이다. 성실함이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작고 반복적인 행동들이 모여서 큰 목표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그는 손 씻기 실천이라는 그렇게 대단해 보일 것 없는 행동이 병원 내 감염의 극적인 개선을 가져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서 전쟁터에서 다친 병사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의사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인도의 소아마비를 우직하게 퇴치해 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동을 소개한다. 저자는 사소하지만 올바른 행동의 꾸준한 실천이 천재적인 발상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의료의 진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그다음으로 저자는 올바름에 관해 말한다. 이는 의사들이 마주하게 되는 윤리적 갈등 앞에서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의사들이 이성 환자들을 진료할 때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들이 사형집행을 돕게 된 사연도 소개한다. 이어서 법정에서 의사들을 상대로 싸우는 의사 출신 변호사의 이야기까지, 저자는 의료 현장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의사로서 올바른 것인지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새로움을 이야기한다. 새로움이란 앞에서 말한 성실함의 실천과 올바름의 추구를 통해 기존의 알려진 것의 부족함을 파악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의사들이 보여준 새로운 도전의 예시로 출산 중 태아와 산모 사망을 줄이기 위해 시도되었던 겸자부터 제왕절개에 이르는 다양한 시도들을 되돌아본다. 이어서 난치병인 낭성 섬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요컨대, 저자는 의사가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사소해 보이지만 기본이 되는 원칙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그렇게 내린 결정이 환자에게 올바른 것이었는지를 돌아보며, 마지막에 가서는 지난 과정을 돌아보며 더 나은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좋은 의사를 만드는 가장 큰 조건은 어떤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이 좋은 의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자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의사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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