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정말 착한 암일까?

흔히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른다. 갑상선암은 그 진행이 비교적 느리고 전이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다른 암에 비해서 완치판정을 받을 확률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갑상선암 환자가 보통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말도 있다. 놀랍게도 이것은 나름대로 통계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실제로 국가 암 정보 센터에서 일반인의 5년 생존율을 100%라고 한다면, 갑상샘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0.4%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갑상선암은 정말로 착한 암이라고 불려도 되는 것일까?

갑상선암은 어떤 암일까?

갑상선 혹은 갑상샘은 내분비 기관 중 하나다. 갑상선호르몬을 생산,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혈액으로 내보내는 일을 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로, 인체의 대사 과정을 촉진하여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열을 발생 시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태아와 신생아의 뇌와 뼈의 성장 발달에 도움을 주는 역할 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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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위치해 있다. 지금 목 앞쪽 중간에 튀어나온 부분을 만져보자. 여기를 갑상선 연골이라고 한다. 갑상선은 그 튀어나온 부분의 2~3cm 아래에 있다. 갑상선의 대략적인 길이는 4~5cm, 넓이는 1~2cm, 두께는 2~3cm, 무게는 15~20g 정도이다. 물론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갑상선의 전체적인 형태는 나비 모양으로, 좌엽과 우엽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협부로 구성되어 있다.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 또는 종양이라고 한다. 갑상선 종양은 다시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뉘는데, 악성 종양이 바로 갑상선암이다. 양성 종양은 말 그대로 경과가 양호하기 때문에, 서서히 커지고 미용상 보기에 안 좋을 뿐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에 갑상선암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다른 곳으로 암세포가 퍼져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갑상선암은 전체 갑상선 종양의 5% 내외를 차지한다.

갑상선암의 증상은?

사실 갑상선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가장 흔한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게 통증이 없는 목의 종괴이다. 목의 앞부분에 종괴 같은 것이 있으면 갑상선암인지 꼭 검사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최근 들어 그 크기가 급격히 커져서 목이 쉬거나 숨쉬기 불편한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암의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최근에는 목에서 종괴를 발견하여 찾아오는 환자보다는 건강 검진 시 우연히 갑상선 결절을 발견하고 이를 검사해보니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진단되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갑상선암, 진단은 어떻게 할까?

가장 먼저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의 결절 여부를 조사한다. 결절이 발견되면 석회질 여부, 가로•세로의 비율, 결절의 경계, 크기 등으로 이것이 암인지 판단한다. 특히 결절에 석회화가 진행되어 있다면 암일 가능성이 높다. 석회화는 해당 자리에 염증이나 상처 등이 있었던 흔적인데, 암은 대개 염증이 있었던 자리에 생겨나기 때문에 이렇게 추측하는 것이다. 또한 갑상선암일 경우 평균적으로 세로 길이가 조금 더 길게 관측된다.

그다음 미세 침 흡입술Fine Needle Aspiration, FNA 후 조직검사를 한다. 만약 조직 검사상 결절이 양성으로 나왔을 경우, 일단은 결절을 추적 관찰한다. 그렇게 했는데 결절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초음파 검사와 미세 침 흡입술을 다시 시행한다. 만약 조직검사에 악성으로 진단된다면 수술을 해 절제하게 된다.

조직검사에서 갑상선암 여부가 결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갑상선 스캔Thyroid Scan이 필요하다. 방사성 요오드를 투여해서 갑상샘 내 방사성 요오드의 분포를 확인하는 검사인데, 방사성 요오드가 흡수되지 않은 결절을 비기능결절Cold/Hypofunction이라 부르고, 정상 이상으로 방사성 요오드가 흡수된 결절을 과기능결절Hot/Hyperfunction이라 부른다. 이때 비기능결절이 발견될 경우 갑상선암으로 진단해 수술을 하게 되고, 과기능결절이 발견될 경우 주기적인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게 된다.

갑상선암, 치료는 어떻게 할까?

갑상선암의 치료 방법에는 수술, 방사성 요오드 치료, 갑상선호르몬 치료, 외부방사선 조사, 항암제 치료 등이 있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달리 완치가 가능하고 예후도 좋으므로 전이가 되었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갑상선암의 치료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이다. 갑상선암의 종류, 크기, 환자의 나이와 병기에 따라서 갑상선의 일부 혹은 전부를 제거하게 된다. 갑상선 전체가 절제된 경우에는 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므로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해야 한다. 일부 작은 갑상선암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끝나지만, 재발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갑상선암, 정말 착한 암일까?

갑상선 암이 착한 암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는 병의 진행이 느려서 당장 생명에 위협을 끼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본인의 건강 관리에 더 철저해져서 그 덕분에 오히려 일반인보다 5년 생존율이 소폭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갑상선암 자체가 수명을 늘려준 게 아니다.

그리고 이런 5년 생존율과 관련해서도 갑상선암처럼 재발에 10~30년가량의 긴 시간이 걸리는 암에 5년이라는 기준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5년을 무사히 버텼다는 게 곧 완전히 해결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란 말이다.

한편, 갑상선암의 치료 성적이 좋다는 사실도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는 인식이 퍼지는 데 한몫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갑상선암의 치료 성적이 좋은 것은 초음파 진단기기의 발달로 작은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게 된 영향도 있다.

요컨대,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는 말은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검사가 전제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갑상선암 또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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