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은 우연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 운이 좋다고 말한다. 때로는 겸손의 표현으로 또 때로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그들의 입에는 “나는 운이 좋아”라는 말이 좀처럼 떠나지 않는다.

반면에 또 어떤 사람들은 왜 자신에겐 항상 운이 안 따르냐며 침울해한다. 원래부터 성격이 어두운 경우도 있지만, 주변 환경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거나, 하는 일마다 꼬이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이 둘은 어떤 차이일까. 왜 누군가에게는 행운이 따르고 또 누군가에게는 따르지 않는 것일까. 그저 우연의 결과일까. 행운이란 건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점의 개수처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일까. 행운이 따르는 사람은 정말 말 그대로 운이 좋았던 것뿐일까.

티나 실리그Tina Seelig의 짧은 강의를 하나 소개한다. 신경과학을 전공한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 티나 실리그는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주제로 한 강의와 저술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본 블로그에서도 그의 책 <인지니어스>를 다룬 바 있다. 그는 여기에서 행운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티나 실리그는 행운이란 마치 바람과 같아서 우리 주변을 항상 흘러가고 있는 그 무엇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길, 운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그것을 잘 잡아 낼 줄 아는지 아닌지에 있다. 즉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는 행운의 기회를 잡아내는 것이 운이 있고 없고를 가르는 핵심적 차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공기처럼 늘 우리 주변에 흐르는 행운을 어떻게 하면 외야수가 야구공 낚아채듯 잡아낼 수 있을까. 티나 실리그는 행운을 잡는 방법으로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위험감수. 여기서 말하는 위험이란 건 대단한 게 아니다. 목숨을 걸거나 전 재산을 투자해야 하는 그런 종류의 위험이 결코 아니다. 그저 남의 시선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위험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하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거절당하면 어떻게 하나’ 같은 생각을 잠재워 두는 것으로 족하다.

나도 이점에 깊이 동의한다. 사실 세상 사람들은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는 이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자신을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기회도 따르지 않으며, 그에 비례하여 행운을 누릴 가능성도 줄어든다.

요컨대 남의 시선을 이겨내고 대담하게 자기 생각을 펼치는 것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돋보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돋보이면 기회는 저절로 따라온다. 그리고 그 기회는 행운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둘째, 감사하기. 주변 사람들에게 습관적으로 감사를 표하는 이들에게는 행운의 기회도 더 자주 주어진다. 나는 감사의 습관 자체가 행운의 기회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즉, 행운의 기회가 앞을 지나갈 때 그것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는 이들은 그에 합당한 태도로 감사를 표하고, 그 기회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은 미처 감사할 생각에도 이르지 못한다.

행운이란 곧 좋은 기회다. 그리고 기회는 사람이 사람에게 준다. 한쪽에는 기회를 주는 사람이 있고 다른 쪽에는 기회를 받는 사람이 있다.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은 곧 기회를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기회를 주는 사람의 관점에서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회를 받는 쪽에서 작은 일이라도 감사의 마음을 갖고 그것을 표현하면 된다. 물론 진심으로 그래야 한다. 사람은 진심과 진심이 아닌 것은 귀신같이 구분할 수 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가짜 감사는 기회를 주는 사람의 심기를 거스르게 하여 아니함만 못하게 된다.

셋째, 아이디어. 그중에서도 엉뚱하고 이상한, 심지어 끔찍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시도한다. 강연자인 티나 실리그의 단어 선택에 따라서 아이디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 이것은 사실 아이디어 자체보다도 게임의 규칙에 관한 이야기다. 남이 만든 판에 뒤늦게 뛰어들어 이미 정해진 규칙에 따르며 살 것인가, 아니면 게임의 판 자체를 새롭게 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곧 새로운 게임의 규칙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행운은 곧 기회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기회를 가장 많이 거머쥐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자기 자신이 기회를 부여하는 입장에 서는 것이다. 기회를 부여하는 입장에 서는 방법이 곧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이고, 이 규칙의 설계도가 바로 아이디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행운을 얻는 걸 넘어서 행운을 만드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모두들 상을 받으려고 머리를 싸매고 경쟁할 때, 내가 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소름 끼치도록 야심 찬 발상이 아닌가.

오늘 정리해 본 위험감수, 감사하기 그리고 아이디어. 이 방법들 가운데 무엇 하나 우연적인 것은 없다. 하나같이 마음먹기에 달렸고, 자발적인 결정에 따라 주도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행운을 선택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더 많은 기회를 찾아 나서는 이들에게는 실제로도 더 많은 행운이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행운을 그저 우연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달려오던 행운마저 비껴갈 것이다. 결국, 행운은 우연이 아닌 선택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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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 시청록입니다.)

“행운은 우연이 아니다”에 대한 3개의 생각

  1. “모두들 상을 받으려고 머리를 싸매고 경쟁할 때, 내가 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오늘 읽은 모든글 통틀어 가장 강하게 뇌리에 박히는 한 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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