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기 전에 생각할 것들

진료실에서 흔히 처방되는 약 가운데 ‘스타틴statin’ 계열의 약이 있다. 복용하고 있는 약 이름이 ‘-스타틴’으로 끝난다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상지혈증 혹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약인데, 흔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약으로도 불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약을 먹으면 당연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는 놀라운 진실이 숨어있다. 연구들에 따르면 이 약은 고지혈증 환자 300명이 복용했을 때 그중에서 1명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한다. 300명 중에서 겨우 1명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의외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그 300명 가운데 15명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전립선암을 수술로 치료할 때와 관련해서도 의외의 사실이 있다. 의사가 어떤 전립선암 환자를 수술한다고 해보자. 상식적으로 수술을 받으면 대부분 완치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의사가 49번의 전립선암 수술을 시행할 때 그 가운데 1번만 완전히 치료된다고 한다. 반면, 전립선암 수술을 받는 환자들 가운데서 발기부전이나 변실금 등의 부작용을 겪는 비율은 50%에 이른다.

요컨대, 우리가 당연하게 효과가 있다고 여기는 치료법들 가운데에는,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치료적 이득 못지않게 부작용과 같은 손해가 큰 것들도 적지 않다. 만약 인간이 완전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존재라면, 이런 치료를 받기에 앞서 꼭 필요한지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의사가 어떤 치료법을 제안하면 치료 효과만 생각하지 그에 따르는 부작용까지 깊게 고려하지 않는다.

이것이 환자들의 잘못은 아니다. 원래 인간은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는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그리고 진료실에서 의사를 만나는 것은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스트레스 상황 가운데서도 그 정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안전장치를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진료실에서 의사를 만나는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을 피하기 위해서 환자가 대비할 방법은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다. 시간 순서대로 진료 전, 중, 후에 단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의사를 만나러 가기 전에 자기 자신의 질병에 대해서 미리 알아보자. 요즘에는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에서 상당한 수준의 의학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관심을 두고 찾아본다면, 특정 질병에서는 평균적인 의사 이상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정보들이 의사의 역할을 모두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환자 입장에 서 있는 당신이 더욱 자신감 있고 유리한 입장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둘째, 진료실에서는 의사에게 궁금한 것을 거리낌 없이 물어보자. 사실, 진료실은 환자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장소이다. 궁금한 것이 다 기억나지 않을 뿐 아니라 무엇이 궁금한지 모를 수도 있다. 의사를 귀찮게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물어보고 싶은 것도 물어보지 못하고 나올 때도 많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의사는 당신을 돕기 위해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고, 당신은 건강상의 우려를 최대한 해소하기 위해서 그 맞은 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남김없이 물어보고,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당하게 요구하라. 그게 당신이 귀한 시간을 들여서 의사를 찾아간 이유이니까.

셋째, 진료 후에는 의사의 말을 맹신하기보다 비판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이자. 의사도 당신과 같은 사람이다. 단지 당신보다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조금 더 많을 뿐이다. 의사와 당신의 차이는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의사도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안타깝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당신의 몸의 주인은 당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진료실을 나선 후에도 의사의 진단과 처치를 검증하고 또 검증하자.

요컨대, 진료실은 의사뿐 아니라 환자로서도 스트레스가 가득한 환경이다. 무언가를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썩 좋지 않다. 그런 와중에 환자가 진료실에서 마주해야 하는 결정들은 대충 처리하기에 결코 가볍지 않다. 진료의 전 과정에서 환자 개개인의 주도적인 이해와 참여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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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기 전에 생각할 것들”에 대한 5개의 생각

  1. 의사들의 말 중 가장 싫어하는 것이 ‘~로 되어있다’입니다. 본인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의학서적이나 어딘가에 이러이러하다고 보고돼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말일텐데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 무책임하게 들립니다. 동네 의원 갈때는 정신 바짝 차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  전문가의 전지적 관점

    의사, 검사, 변호사, 교사… 그들이 고맙다는 말을 환자에게 용의자에게 피해자에게 할 수 있는가? 또 하고 있는지? 그들이 미안하다는 말을 고객으로 생각해 하는가? 서비스와 제공 그리고 마음으로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하는걸까? 또는 그들이 당연히 그들 자신이 있어 자신만이 행한 행위로 손님과 이용자가 고마움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수고에 응답하는 것으로 착각할 뿐 그들이 필요해서 찾기는 하였지만 그들은 감사할 줄 모르고 미안해 할 줄 모른지는 오래이다. 그렇게 안일함에 사고를 그들 자신이 일으켜도 사과할 줄 모르며, 감사는 지나치게 비용이 높아졌다. 가치는 가차없이 무너지고 사라졌다. 보상이 돈으로만 이루어지는 거래다. 답례란 예의는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교사와 학생 간에서 서로 고마워할 점이 있고 미안해할 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현 사회는 이를 잊고 지낸다.

    전문가 또는 그런 집단은 일반 사람들의 필요•충분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제공해야 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당연하다. 일반 고객과 손님이 찾아가기 전까지 그들을 이를 준비하고 자격을 갖추고 자리를 마련해 병원에 오도록 하는 것, 법 체계가 갖추어져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 학부모가 그리고 교육청이 지원해야 학교가 운영되지, 학생으로만으로 가능할까?

     대표나 또는 그런 기관마저 대리로 하청업자와 하청업체에 그 역할을 넘겨 진정 그 의미는 소실되어 단절되고 직접 하 역할마저 놓쳐서 감사할 때는 잊고 미안함을 느끼지 못한지는 얼마나 늦었을지…

     일을 부리고 시켰는데 그들이 고객에게 고맙다고 진심으로 할까? 그 이면에는 자신의 봉급만큼의 감사하다는 또 미안하다는 인사와 서비스교육을 받은 만큼의 친절 멘트가 있을 뿐 상응해야할 주체적 대화는 없다. 대화할 대상 주체가 감추어지고 숨고 있으니 그 주체여야할 전문가는 제자리에 없다. 그러다 보니 사고가 터졌을 때 너무 대처가 안일하거나 늦고, 사건이 커졌을 때야 뒷수습하기 바쁘다.
    회사나 병원이나 법원, 경찰, 공무원, 소방, 학교마저도 자기 자신들만의 보호막과 두터운 넘을 수 없는 사건•사고의 미해결과제의 장벽을 세우고 그에 더 혈안이 되어 정작 문제보다 문제를 키우고 문제를 덮어두고 문제제기 해야하는 언론마저 장악해버렸다. 시민의식이 그나마 버텨주고 불복종의 의지가 지탱하고 있을 뿐이다.

     전문가는 과연 그만큼의 정당하고 정의로운 책임과 의무는 다하고 있는걸까? 원할 때만 내키는 부분만 책임지고 회피하며, 불리한 의무는 지지 않고 지켜야할 의무사항마저 축소시키려 하는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상호적으로 전문가 대 비전문가의 선(적합한) 구조로 매저져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호구이니, 쑥맥이니, 컴맹이니, 그러한 몰상식하고 몰지각적이며, 맹목적이고, 모르쇠같은 피해자로 당하거나 피해를 주는 가해는 없어져야 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3. 내몸의 주인은 나이기에
    의사를 만나기전에 좀 더 내몸상태를 알아보고 질문할 내용을 정리하여, 겁먹지 말고 담당의사에게. 질문, 상담해야겠다.
    대체로 고압적 자세로 짧게 잘라 얘기하려는 의사들이 많아 내돈내고 의사를 찾아 상담하는 환자로서의 자세에 용기를 더해주시어 고마와요.
    물론 의사도 환자도 스트레스받는 상황이니 예의는 지켜야겠죠~~

  4. 얼마전 대학병원에서 ct검사결과 이상이 없다고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질병이니 아플때마다 진통제나 먹으라는 얘기에 화가 났습니다. 질문에 짜증내며 답하는 건 보통이었고요…의사들의 이런 고압적인 태도에 환자가 마음껏 질문한다는게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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