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누구나 한 번쯤 길거리에서 사이비 종교 포교원들을 마주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흔히 “도를 아십니까.”라는 말로 잘 알려졌지만, 사실 요즘에는 그렇게 접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신 사람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릴 기상천외한 위장술이 동원된다. 이를테면 “심리학 과제 때문에 그러는데 몇 가지 설문 좀 해도 될까요.” 등이 한 예다. 현재에 안주하면 도태되는 세상이다. 사이비 종교도 현실을 직시하고 거듭된 진화를 거쳐서, 스스로 종교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터득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비슷한 예가 있다. 얼핏 봐서는 종교가 아니지만, 그 내막을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사이비 종교에 다름 아닌 것들이다. 예컨대 임상 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약초 달인 물을 전통의 이름으로 포장해 귀한 약이라고 팔아대는 사이비 의사들부터 기가 막힌 투자 기회로 큰돈을 벌게 해준다면서 순박한 사람들의 적금과 퇴직금을 꿀꺽하는 사기꾼들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가짜에 대한 믿음을 팔아서 진짜 돈을 챙기는데 천부적인 소질을 보인다.

사이비 종교는 분명히 큰 문제다. 하지만 종교가 아닌 듯 위장하는 진짜 사이비 종교들이 더욱 큰 문제다. 사람들이 종교의 모습을 띤 사이비 종교는 그런대로 구분하고 주의를 기울이지만, 종교가 아닌듯한 진짜 사이비 종교에는 마땅히 가져야 할 경계심마저도 내려놓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게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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