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고 있다. 방금 가위에 잘린 머리카락 한 움큼이 바닥에 떨어졌다. 조금 전까지는 당신의 몸 일부이던 머리카락이다.

이제 이 머리카락은 당신인가 아닌가. 아니라면 왜 그런가. 원래 당신의 일부였지만 가위에 잘려 바닥에 떨어진 순간 당신이 아니게 된 것인가.

무더운 여름밤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당신은 곤히 잠들어 있다. 이때 모기 한 마리가 훈훈한 땀 냄새를 맞고 당신의 팔뚝에 조심스레 내려앉았다. 당신이 뒤척이자 모기는 잠깐 긴장하며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한다.

하지만 당신은 이내 깊이 잠이 들고, 이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 모기는 피부를 뚫고 피를 빨기 시작한다. 그동안 모기는 당신의 몸과 연결되어 있다. 모기는 당신인가 아닌가.

당신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당신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무엇이 정말 당신이 맞는가. 간단한듯하지만 막상 답하기에는 쉽지 않은 질문들이다.


“당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1개의 생각

  1. 언젠가
    내 삶의 근원이 어디이고,
    그 끝은 또 어디인가 생각했던 적 있었습니다
    아빠쪽일까, 엄마쪽일까?
    그 어느 한 쪽이라면
    그 분의 생명이 유지되고 다음 씨앗으로 넘겨진 성체의 자양분은
    채식로부터일까, 육식으로부터일까?
    어쩜 나의 근원이
    소일 수도 있고 호박일 수도 있겟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깊게 깊게 헤집어 갔을 때
    어느 하나가 아니라 그들 모두가 어우러지고
    또 다른 숨결이 불어 넣어진 걸작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내 마지막 숨이 바람되어 날아가고
    벗어 논 육신은
    어느 풀,또 다른 생명의 생명 줄로 되돌려질테니
    결국
    그가 나고, 내가 그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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