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기한을 알 수 없는 일

우리 안에는 ‘두 명의 나’가 있다. 첫 번째는 ‘지금의 나’이고 두 번째는 ‘나중의 나’이다. ‘지금의 나’는 현재 눈 앞에 펼쳐진 즐겁고 재미있는 일에 시간을 쓰고 싶어 한다. 반드시 마쳐야 하지만 힘든 일이 있지만 그건 ‘나중의 나’에게 미뤄둔다.

‘지금의 나’가 떠넘긴 일을 받은 ‘나중의 나’는 슬슬 걱정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중의 나’도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느덧 그 자신도 새로운 ‘지금의 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가 된 ‘나중의 나’는 앞서 일을 떠맡았을 때처럼 또 다른 ‘나중의 나’에게 지겨운 일을 떠넘긴다.

‘지금의 나’에게서 ‘나중의 나’로 일을 떠넘기기는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을 때 비로소 끝나게 된다. 마감기한은 사실상 일을 끝마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기다. 마감기한이 다가올수록 현실을 인식하고 일을 완수할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리의 인생에서는 뚜렷한 마감기한이 없는 일도 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아주 중요한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렇다. 그러나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마감기한이 없는 게 아니다. 단지 지금은 그 마감기한을 알 수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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