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10년 전 쯤,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의 일이다. 나는 1년의 휴식기를 가졌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1년을 지내기로 했다.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때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온 내 삶을 되돌아보면서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한 시간을 갖고 싶었다.

처음 얼마 동안은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아침마다 조금 더 눈을 붙이겠다고 이불 속으로 숨을 필요도 없었다. 알람을 끄고 “5분 만” 하는 생각에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경험이 많았던지라, 알람 때문에 더 이상 아침잠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런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며칠 지나지 않아서였다. 처음에는 열시, 그리고 나중에는 정오 쯤 이불 밖으로 기어나오면 내 주변에는 적막감이 감돌고 있었다.

내가 알던 다른 사람들은 뭐하고 사나 궁금했다. PC 메신저에 로그인했다고 이름이 뜬 친구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바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언제쯤 대답이 올지 멍하니 기다리던 중 깨달았다.

그들이 내 인사에 답변을 바로 하지 않은 것은, 나와는 다르게 학교나 직장에서 자기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메신저나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나도 어딘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대답이 늦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루는 아침 운동이라도 해볼 생각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가 내 앞으로 지나쳐갔다. 나와는 무관하게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는 세상과 내 일상이 너무 대조되었다. 마치 나홀로 기차가 떠난 플랫폼에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는 느낌. 그것은 결코 홀가분한 것만은 아니었다.

바쁘게 살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리고 어쩌다 만난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게 된다. 어딘가에 속해있지 않겠다는 것이 내 결심에 의한 것일지라도, 현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 의식하게 된다. ‘혹시 내게 문제가 있다고 여기지 않을까.’ 잡생각만 늘어난다.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을 때, 어딘가에 속해있지 않을 때,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은 우리가 어딘가에 들어가서 무언가를 하도록 등을 떠민다. 비록 그것이 의미가 없는 일들이라도. 심지어 시간 낭비임을 알면서도.

아마 당신도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합격 가능성이 없는 시험에 매진하고, 성공 가능성을 잘 따져보지 않고 개업을 한다. 아이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던 말던 일단 학원에 다니게 한다. 왜 그럴까. 일단 어딘가에 속해서 무언가를 해야만 불안감을 떨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불안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결국 인정받고 싶은 욕구이다. 특히 조직 내에서는 권위를 가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나타나기도 한다.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지 싶다.

어릴 적 ‘바다에서 조난 당했을 경우 생존법’을 다룬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중 아직도 기억나는 내용은, 목이 마르더라도 절대 바닷물로 해결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인정 욕구에서 비롯된 갈증을 바쁜 일상이라는 바닷물로 해결하려고 있다.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원제 : Busy | 토니 크랩 지음 | 정명진 옮김 | 토트 | 2016년 10월 21일 출간>에서 저자 토니 크랩Tony Crabbe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모어게임More Game’이라고 표현한다. ‘모어게임’은 ‘더 많이, 더 빨리’에 몰두하는 우리들 삶의 방식을 가리킨다.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저자는 의미 없이 바쁜 삶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일을 할 때 관심을 둘 것은 일의 양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질이 중요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 양과 질이 아니라면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저자는 양과 질을 뛰어넘어 ‘차별화’를 중심에 두는 사고방식을 그 답으로 제시한다.

차별화는 중요한 일에 집중하여 그것을 남다른 방식으로 해내는 것이다. 남다르게 일하는 대신 적게 일하고, 결과적으로 세상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차별화이다. 저자는 쉼없이 돌아가는 바쁜 일상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차별화 뿐이라고 말한다.

꽤 설득력 있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 차별화에 성공해서 풍요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 정치, 예술, 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볼 수 있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고 찬사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차별화를 통해 일군 명성을 토대로 풍요로운 삶을 누린다.

그렇다면, 저자의 말처럼 차별화에 노력하기만 하면 모두가 바쁜 삶에서 해방되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자. 지금부터는 내 생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처럼 유명한 사람들의 생각은 나중에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지금 이곳이 아니면 접하지 못한다. 혹시 아는가. 그럼에도 건질 게 있을지. 그러니 부디 집중해주기 바란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차별화를 해법으로 제시하는 저자의 주장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차별화는 또 다른 소모적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차별화를 두고 벌어지는 또 다른 ‘모어게임’ 말이다. ‘더 많이, 더 빨리’에서 ‘더 다르게’로 바뀔 뿐 ‘더’라는 명제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소수의 승자에게 모든 열매가 돌아가는 ‘차별화’ 경쟁은 결국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대다수의 패자를 뒤에 남긴다. 차별화에 성공한 소수는 적게 일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는 여전히 깨어있는 시간의 거의 전부를 일터에 쏟아부어야 한다. 아마도 당신이나 나 모두 확률적으로 후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그뿐만 아니다. 차별화를 해법으로 제시하는 저자가 놓친 더 큰 맹점은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바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앞세운 기계와의 경쟁에서 결코 인간은 차별화의 궁극적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하던 일의 대부분은 우리 인간보다 훨씬 능률적이고 부지런한 기계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반복적이고 육체적인 노동은 물론, 고도의 지적인 업무도 마찬가지 운명을 따를 것이다.

인간이 하던 일의 대부분이 기계로 넘어가는 시대가 도래한다. 그때가 오면 인간의 자리는 어디가 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흘러도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인간만의 특성’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 자리를 지키면 되기 때문이다.

먼저, 흔히들 인간의 독점적 영역으로 여겨지던 것을 살펴보자. 최근들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이런 종류의 논의가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견해들을 살펴보자.

인간의 독점적 영역으로 여겨지던 것 중에 대표적인 게 ‘감성’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생각해보자. 감성은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어떤지 여부로 판단된다.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표정과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기계가 있다고 해보자. 장담컨대 그런 기계는 감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감성 자체는 몰라도, 적어도 감성을 ‘표현’하는 것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인간의 특성인 ‘창의력’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이미 극첨단의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창의력까지 넘볼 정도로 발전했다. 최근의 인공지능 연구에서는 기계가 아무것도 참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에게 의도한 감정을 일으키는 도구, 말하자면 예술 작품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인간은 기계가 창작한 음악을 감상하며, 기계가 써내려간 소설을 읽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이처럼 기계는 점점 더 빠르고 치밀하게 학습하여 무엇이 인간다움의 요소인지, 그리고 무엇이 차별화의 비결인지 터득하고 있다. 배우고 응용하며 무언가를 차별화하는 능력도 더 이상 인간만의 영역은 아니다.

요컨대, 차별화는 극소수의 승자에게는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 주지만 대다수의 패자에게는 여전히 고달픈 삶을 겪게 한다. 게다가 그 극소수의 승자의 자리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당분간 인간에게 돌아갈 몫이 있겠지만, 과도기가 지나고 차별화 게임에서 기계들이 승기를 잡으면, 인간들은 모두 차별화 게임의 패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아직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 앞으로 인간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의 새로운 자리를 찾아야 한다.

인간의 새로운 자리를 찾는 논의에서, 나는 가장 먼저 ‘생산’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을 멈출 것을 제안한다. ‘무언가를 생산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 한, 우리는 양과 질, 심지어는 차별화의 길에서도 우리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생산’에서 ‘소비’로 생각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 달리 말하면 ‘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무엇을 누릴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기계와 인간이 유일하게 다른 점은 인간은 ‘누리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점이다. 무언가를 소비하고 누린다는 것. 그것은 인간만이 지닌 특징이다.

‘소비’라고 해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과 물건만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소비의 가장 중요한 대상은 ‘시간’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삶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은 ‘시간’을 잘 사용했을 때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보람을 느끼고, 건강한 삶에서 행복을 느낀다.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식사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이런 것들은 인간들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모두 자유로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하던 고된 일들의 대부분은 우리보다 훨씬 일잘하는 기계들이 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남는 시간을 잘 사용하는 방법’이다.

바쁜 일상에 묶여있을 것이 아니다. 그 바쁜 일상을 기계들이 대체한 이후에 우리가 누릴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현실이다.

잠깐 멈춰서 오늘 했던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첫째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 대한 우려에서 출발했다. 남에게 어떻게 비춰질까를 고민하며 스스로 더 바쁜 삶을 살도록 채찍질하는 우리 일상에 대한 반성이 화두였다. 방향이 어떻든 일단 속도만 올리고 보는 그런 삶에서는 자신을 성찰할 여유가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두번째로, 오늘 소개한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의 저자 토니 크랩은 이러한 폭주하는 삶의 방식을 ‘모어게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서 저자는 모어게임의 해결책으로 ‘차별화’를 제시한다.

세번째로, 나는 저자의 ‘차별화’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차별화는 또 다른 무한 경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은 차별화 경쟁의 틀 안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무장한 기계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나는 ‘만드는 것’에서 ‘누리는 것’으로 삶의 무게중심을 옮길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누릴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비롯한 물질이 아니다. 가장 핵심은 ‘시간’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쓸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나머지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기계의 몫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가 생긴다. 바쁜 일상에 벗어나서 여유시간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고 사유하는 것. 누가 하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들 대부분은 오늘을 살아남기 위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 즉 생계를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다시 일터로 향하는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맡긴다.

우리가 아직 과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원치 않는데 시간을 쏟게 만드는 현재의 일들’은 기계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전까지 불가피하게 거쳐야 할 비포장도로를 우리는 지나고 있다. 현재, 즉 과도기에 우리 사회의 최상층 극히 일부는 시간을 자기 뜻대로 누릴 수 있지만, 당신과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지금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이들은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가야할 미래’에 운좋게 먼저 도달한 이들이다. 그들이 아직 미래에 도달치 못한 나머지 사람들을 챙겨야 한다. 그래서 먼저 시간을 누리게 된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등잔 밑이 어둡다. 우리 바로 곁에서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있지 못하는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 먹고 살기 위해 쪼들리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남과 다른 차별화를 이루고 남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서 애쓰는 것보다 우리 인류 전체에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내가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대학교 졸업 후 1년 간 무위도식하며 지낸 시간들 덕분이다. 나는 삶의 큰 그림을 그때 상당 부분 완성했다. 나는 확신한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누리고 있는 이들은 아직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도 그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 길을 찾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야 한다.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에 대한 22개의 생각

  1.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할 일이 많은 직장인으로써 정말 공감이 되는 내용입니다. 빨리하고 또 많이하면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초년생시절에는…
    그런 일상에 지쳐갈때 한 걸음 물러나 보니 대부분의 일은 중요하지 않은 일들 이었습니다. 다른사람들의 요청과 재촉에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던 것 이였습니다. 바꾸기 위해선 설득이 필요 했고 시도는 해보았지만 대부분은 수긍하지 않거나 귀찮아 했습니다. 제가 말솜씨랑 논리가 부족했고 또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사실입니다. 어쩌면 글쓴님 말대로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있는 저로써는 감내를 하는게 맞는 것이겠죠?!
    글쓴님의 생각이 더 많이 퍼져서 조금 더 여유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1.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인생의 많은 시간을 남의 장단에 맞추어 사느라 허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맞춰주느라 정작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할 우리 자신의 자리는 아무도 챙겨주지 않습니다. 남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체면을 차리기 위해서 하는 많은 행동들. 결국은 남의 시선과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정작 중심에 있어야 할 우리 자신은 점차 잊혀집니다. 한 번 뿐인 삶을 남의 기호와 요구에 맞추어주면서 보내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저는 가끔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의 삶의 마지막에 함께할 이들, 내가 세상을 떠난 후 나를 기억해줄 이들이 누구인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명확해지는 것은 내 앞에서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많은 인간 군상들은 결국 스쳐지나갈 신기루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동시에 내 생애를 통해 나와 함께할 이들은 결국 가족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또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처럼 소중한 가족인데, 정작 밖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하는 배려의 일부라도 가족에게 베푼 적이 있었나. 밖에서 만나는 이들에게는 별거 아닌 일에도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나를 나아주고 길러준 부모님에게는 감사하다고 말한 적이 언제였나. 쑥스럽다는 이유로, 원래 그랬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마땅히 표현해야 할 관심과 애정에 인색하지는 않았나.
      저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려고 합니다. 책을 조금 덜 읽고 글을 좀 덜 쓰더라도 그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말씀처럼 다른 사람들을 바꾸기 위해서 말솜씨와 논리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말솜씨와 논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을 표현할 용기만 있으면 되지요. 사랑하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 그것만큼 시간을 가치있게 쓰는 것은 없습니다.

  2. 언급하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삶을 선택한 1인으로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계속 생각을 전하는 것 항상 고민하던 부분입니다. 그들은 자의든 타의든 어쨌든 이미 선택을 하였고, 지금 이미 이루어 놓은 익숙한 그들의 삶이 있고, 그러므로 그들은 그 상황에서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제가 그들이 사는 삶을 살고 있지 않기에 진정으로 그들의 삶을 모를수도 있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삶을 살 수 있는 이들에게는 이상주의자, 여유있는 한량,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 등의 수식어가 따르기도 합니다. 사실 이렇게 사는 삶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다져나가고 유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그런 건 마치 상류층이 누리는 특권으로 생각되는 경향도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그 생각을 공유하자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적어도 선택의 기회는 열려있어야하고, 몰라서 안하는것과 알고도 안 하는것은 다르니까요.

    1.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에 무게를 두고 살아갑니다. 그것이 가족이 될 수도, 돈이 될 수도, 때로는 독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다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사회의 누구든지 원할 때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할 수 있지 않나, 그래야 살만한 세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저 자신이 그런 시간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원하는 만큼 남들도 원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시간적 여유, 그것은 사치라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누려야할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3. 생산에서 소비로 … ‘만드는 것’에서 ‘누리는 것’으로 삶의 무게중심을 옮길 것에 공감 갑니다
    항상 좋은글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행복이 넘치는 서재 기대합니다

    1. 기계와의 경쟁을 넘어 기계를 활용하고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기 위한 방향으로 생각의 틀을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그럴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항상 소중한 생각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4. 등잔 밑이 어둡다. 우리 바로 곁에서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있지 못하는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 먹고 살기 위해 쪼들리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남과 다른 차별화를 이루고 남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서 애쓰는 것보다 우리 인류 전체에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 글귀를 읽고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감동적입니다.
    올 해도 잘 부탁 드립니다. ^^

    1. 오래전 우리나라가 아직 IMF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시절, 저와 아버지는 서울역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헌혈하고 얻은 빵과 우유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던 노숙인들이 있었지요. 저는 그들을 불쌍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저에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저 사람들이 배고파서 헌혈한 피가 네 생명을 구할 수도 있음을 잊지마라.”

      저는 그때의 경험 이후로, 우리 모두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항상 기억하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사는 세상입니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됩니다. 적어도 서로의 고통에 무심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5. 일을 하고 집에 와서 가족과 보내다보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만 짧은 시간일지라도 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속에 내 자신의 살아가는방향에 풍부함을 더해줄 듯하네요. 어떤 책을 읽으면서 그 시간을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자기확신이 필요한듯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1. 말씀에 공감합니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과연 이 길이 맞는 방향인가 부단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6. 그렇군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과 시간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남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뭔가 하고 그리고 아까운 내시간을 받치고 받는 돈을 가지고 의미있는 일을 해야되나 바뿌고 피곤해서 정작 자기를 위해서 살지 못하는 저나 일반인들에게 한번더 생각하게 해주시는 글이라 고맙습니다.

  7. 더 살아보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절실하게
    느끼는 날이 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저도 지금이
    젤 젊지요.

    이유없이 바쁘진 았겠지만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게 사는것
    같아요
    여유를 가지며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집시다.
    잘봤습니다.

    올 한해 좋은글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소중하게 기억하겠습니다
    내년에도 기대하겠습니다…^^

  8. 시간에 대해서 다른 각도에서 보신 좋은글 게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시간의 의미—.

    1. 아~그렇군요~~~
      산다는게 결국 시간을 얻고 저장하고 나눠 주는 시간 장사네요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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