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흔들리는 사람들

거짓말에 흔들리는 사람들주위를 돌아보자.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당신이 함께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실망감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 예상치 못한 초보적인 실수를 했을 때인가. 아니면 당신을 예의 없게 대할 때인가. 글쎄. 나는 그 정도는 웬만해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뭐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속이려고 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 그럴 때는 솔직히 실망감이란 표현으로는 모자란다. 차라리 분노감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당신도 나와 같은 인간인지라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동료가 당신 앞에서는 입이 마르게 칭찬하다가, 뒤에서는 사람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험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동료에게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누구나 알게 되었고, 오히려 그 사실이 나만 모르는 비밀이 되었을 때. 중고 거래로 물건을 구입하고 며칠 만에 도착한 묵직한 택배 상자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열어본 순간 벽돌이 들어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이 느낄 분노에 공감한다.

이때 당신이 분노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당신이 다른 이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상대방의 비양심 자체보다, 상대방으로부터 속여도 좋을 만한 상대로 여겨졌다는 사실이 당신을 화나게 한다. 아울러, 하마터면 거짓말을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 분노는 배가 된다.

거짓말과 관련한 사람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포착해서 밝히고 있는 <거짓말에 흔들리는 사람들 원제 : Alles Bluff! | 스텐 티 키틀 , 크리스티안 제렌트 지음 |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16년 05월 10일 출간>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공저자인 스텐 티 키틀Steen T. Kittl과 크리스티안 제렌트Christian Saehrendt는 세상을 놀라게 했던 거짓말, 혀를 내두르게 하는 사기 사건, 일상에서 쉽게 일어나는 과장의 사례들을 모아서 그 저변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내면에는 타인에게 속을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원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 조금 과장하거나 포장하는 것이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면도 있다. 그런 것들이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시작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거짓말의 실제 사례들은 그 재치와 기발함으로 경탄을 자아낸다. 이런 점 때문에 저자들의 말마따나 거짓말이 때로는 탁월한 정신 활동의 하나로 미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거짓말들은 거의 예외없이 파탄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위에 많은 상처와 앙금을 남긴다.

우리의 관심사는 결국 현실로 돌아온다. 이처럼 거짓말이 난무하는 험난한 세상, 어떻게 남에게 속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에 대한 속 시원한 해답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거짓말과 그 저변에 놓인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파고들지만, 실제로 우리가 거짓말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거짓말에 흔들리는 사람들>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관계심리학을 주제로 하는 인문 서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초창기 원격 의료 회사를 일으키고 수많은 의료 기관을 거미줄처럼 엮어가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거짓말들을 마주해야 했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실과 다른 면을 내세우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map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며 또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서 얻게 된 거짓말에 관한 몇 가지 소소한 깨달음이 있다. 지금부터 ‘세상의 거짓말에 임하는 나 나름의 삶의 자세’를 세 가지로 요약해 간략히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 부당한 거짓말이 당신을 흔드는가. 그렇다면 끝까지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때로는 서럽고 억울할 때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하지 않은 실수를 당신이 책임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당신이 며칠째 밤새워 이루어 놓은 것을 누군가 마지막에 숟가락만 얹으려 하거나, 심한 경우 통째로 가져가서 자기가 한 것인 냥 할 수도 있다.

정부 기관과 일하다 보면, 정치적 파벌 다툼에서 비롯된 모함에 몰릴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정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누군가의 거짓말 때문에 억울한가. 내가 왜 그 마음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분하고 서럽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마라. 현재의 위치를 지키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 거짓말로 당신을 몰아세운 이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당신이 포기해서 나가떨어지는 것이다.

거짓말에_흔들리는_사람들둘째, 정직이 상대방을 향한 최고의 존중이다.

나는 나보다 직위가 높거나 권한이 많은 이들이라도, 그릇이 되는 이들이라고 판단되면, 나의 솔직한 생각을 전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나라고 듣기 좋은 말만 해서 점수를 따고 싶은 유혹이 왜 없겠는가. 그럼에도 쓴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이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때로는 내 생각이 틀려서 듣기 싫은 소리를 고깝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나는 직언하는 것을 관둔다. 그 사람 그릇이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을 내가 어떻게 하는가.

마찬가지로, 당신에게 직언하는 사람에게 감사해야 한다. 특히 그 사람이 당신보다 조직에서 권한이 적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것은 당신을 존중한다는 증거다. 한편으로, 거짓말과 아첨을 통해서 호감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당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다.

셋째, 내가 거짓말 하지 않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람이란 참 간사해서, 남이 거짓말을 해서 이익을 취하면 손가락질 하다가도, 정작 자신에게 그런 기회가 오면 똑같이 행동하고 싶어진다.

정직한 삶은 내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들 가운데 하나다. 나를 지켜볼 가족들에게 떳떳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바라보며 자문한다.

‘오래 전 내가 어른들을 바라보며 한심스럽게 느꼈던 모습들, 혹시 어른이 된 지금의 나에게서 나타나고 있지는 않은가.’

남의 거짓말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돌아볼 일이다. 나를 포함한 누구나가 그렇듯이 사람이란 남에게는 엄격하다가도 자기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법이다. 남에게 대우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우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닐까.

혹시라도 <거짓말에 흔들리는 사람들>을 읽을 생각이라면, 두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첫 번째는 세상에 어떤 거짓말이 있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당신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어떤 거짓말들이 있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 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있다.

두 번째로 읽는다면, 거울을 보는 자세로 읽어보길 권한다. 과연 당신에게 이 책에서 지적하는 모습들이 없는지 살펴보면서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두 번째 읽으면서 느낀 것이 더 많았다.


“거짓말에 흔들리는 사람들”에 대한 16개의 생각

  1. 거짓으로 인해 남겨지는 “상처와 앙금”은 안타까움으로만 여기게 되네요 . 희대의 사기꾼 (특히 종교 사기꾼)의 경우만 보더라도 거짓이 탄로나도 끝까지 붙들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남는 것을 보면 그 상처가 두려워 피하고 싶은 심리도 혼재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거짓은 진정 사람의 안과 밖을 모두 뒤흔드는 악의 시작이자 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말끔히 정리해 주신 서평을 보고 책을 읽고 난 뒤에 다시 서평을 읽습니다. 매번 감탄합니다. 감사합니다.

    1. 자신이 거짓말의 피해자임을 알게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사태를 바로잡기 보다는 현실을 부정합니다. 남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이는 용기만이 더 큰 피해를 막는 길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속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능하지 않지요.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속는 경험을 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정말 창피한 것은 같은 사람에게 두 번 속는 것이지요. 그것도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일 것입니다.

  2. 거짓을 발견하게 되면 갈등을 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복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 거짓의 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아져 있다는 생각입니다. 거짓인 줄 알게 되는 상황까지 간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모르게 내 주변에서 행해지는 거짓들, 혹은 그 행위들을 알더라도 그것이 거짓인지 판단 못하는 나. 이런 경우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그것도 참 쉽지 않네요.

    1. 거짓이 횡행하는 시대입니다. 또 그런만큼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간절한 시대이기도 하지요.
      저는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 자신이 깨어있는 눈을 갖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위 사람들도 함께 깨어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모든 사람의 눈이 하나인 세상에선 두 눈을 가진 사람이 비정상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로 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도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3. ‘정직이 상대방을 향한 최선의 존중’이라는 말씀… 신선하게 들립니다. 전에는 쉽게 할 수 있었던 충고도 요즘은 흔히 ‘지적’으로 받아 들이는 경향이 있어서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라는 생각이 더 굳어 지던 차에 그럼에도 내 자신이 중요하듯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하는 솔직함은 결국은 전달되겠구나 싶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한마디 덧붙이면, ‘남이 나를 정직으로 대하여 잘못된 것을 지적할 때 당장은 불편하게 여겨질 수는 있지만, 그 또한 남이 나를 존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귀한 의견 고맙습니다.

  4. 거짓말하는 사람들의 심리라… 어쩐지 저의 내면을 들킨 것 같은 마음이 드네요…
    다시 정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단추를 끼워보겠습니다~

  5. 이 사회에서 너무도 많은 거짓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공통점은 기만을 통한 자기 이익이죠 머지 않은 시간에 들통날 지라도 눈앞의 이익을 쫓아 가기에 급급한 현실이 못내 아쉽습니다. 결국은 그 거짓에 대한 소문으로 외톨이가 된다는 사실 또한 망각한채 말입니다.
    제 신조는 늘 당당하라 입니다.
    당당하기 위해선 정직해야 하는데
    덕분에 불이익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자랑 스럽답니다.
    구매해서 읽어 보겠습니다.

  6. ‘거짓말’..하면 전 떠오르는 사건이
    하나있어요
    국무총리까지 지낸적이 있는 한명숙님
    이야기지요..
    총리공관에 누가 돈을 놓아두고 갔었어요
    직접 전달해 주지않았다고 해서
    1심에서는 무죄였고
    그뒤에 정치자금으로
    남동생 전세집 얻어준것이
    밝혀져서 2심에서는 징역2년을
    갔었지요..
    이런 사건들이 우리사회에는
    아마도 만연되어 있지않나
    생각해요
    징역가는 모습이 뉴스에 비쳐줬었는데
    반성은 커녕 꽃다발까지 받았어요
    저는 좀 뻔뻔하게 느껴졌어요
    자기자신은 알고 있을텐데..
    어쩔수없는 거짓말 살아가면서
    할수도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하지말아야 겠지요
    남을 속이고
    자신도 속이는것 행위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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