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지방의 진실

당신이 몰랐던 지방의 진실무언가에 중독된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중독이란 자기 자신의 판단과 행동의 결정권을 남에게 넘겨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들 머리 뚜껑을 열고 들여다보니 조종석에 작은 외계인이 거만하게 앉아서 조종간을 밀고 당기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흔히 중독이라고 생각하면 담배에 의한 니코틴 중독, 술에 의한 알코올 중독을 떠올린다. 그 밖에도 게임 중독이나 스마트폰 중독도 최근들어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건강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짠 음식으로 생길 수 있는 나트륨 중독이나 기름진 음식으로 생길 수 있는 지방 중독에 관해서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당신이 몰랐던 지방의 진실 원제 : Prevent and Reverse Heart Disease | 콜드웰 에셀스틴 지음 |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15년 04월 15일 출간>은 바로 ‘지방 중독’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지방이 우리 몸의 혈관에 침투하여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지방을 엄격하게 제한하면 심장질환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신은 혹시 갑자기 가슴에 뻐근함이 몰려오거나 이유 없이 두근거린 적이 있는가. 그런 경험이 있다면 온 몸을 압도하는 공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심장마비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심장마비는 심장을 감싸고 있는 관상동맥이 막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심장을 위에서 감싸고 내려오는 모양이 마치 왕관을 닮았다고 해서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근육은 움직이기 위해서 피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심장근육도 마찬가지다. 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을 좁아지게 하고 결국에는 막히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콜레스테롤이 그것이다. 콜레스테롤은 하얗고 기름진 물질로 식물에는 없고 오로지 동물에서만 발견된다. 우리 몸의 세포를 보호하는 막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기도 하다. 이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기도 하므로 따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통해 추가적으로 섭취되고 그 결과 혈관벽에 쌓인다.

관상동맥의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피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좁아지고 심장에 공급되는 혈류가 줄어든다. 그 결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며 심장근육에 손상을 일으킨다. 이것이 방치되어 심장이 멈추게 되는 것이 바로 심장마비다. 따라서 우리 피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심장마비를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한데, 150mg/dL 이하가 권장치이다.

심장마비가 무서운 이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예측하기 어렵고 한번 발생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나타나서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그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치료보다 예방이 중심이란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심장질환의 치료를 보면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질병이 생기기 전 예방보다 질병이 생긴 후 치료가 중심이다. 대다수의 심장 전문의들은 약을 투여하고 수술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들은 바이패스bypass 수술을 해서 피가 흐를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어주거나 스텐트stent를 넣어서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을 답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 막히게 된다.

차라리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고,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장 전문의들이 심장질환의 예방에 기울이는 노력은 수술에 갖는 애착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의사들도 환자들에게 살을 빼고 음식 조절을 하는 등의 조언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술적인 치료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언급하는 것에 그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환자들 각자가 알아서 심장질환 예방법을 찾아보게 된다. 주변에서는 그들의 절실함을 악용하여 거짓된 치료법으로 유혹하는 사이비들이 넘쳐난다. 민간요법을 비롯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이런저런 잡다한 방법들이 그렇지 않아도 심장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요컨대 심장질환 환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예방적 치료지만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하기에는 버겁기만 하다. 반면에 질병을 치료해야 할 의사는 근본적 원인을 바로잡기 보다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 수술에만 치우쳐있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 콜드웰 에셀스틴Caldwell B. Esselstyn, Jr.도 이와 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에셀스틴은 원래 일반외과 의사로 미국 최고의 수입을 올리는 의사였다. 또한 그의 아버지와 장인도 미국 내에서 저명한 의사였다. 에셀스틴은 아버지와 장인이 심장질환으로 여러 번의 수술을 받으면서도 결국 사망하는 것을 지켜본다. 결국 에셀스틴은 수술적인 방법으로는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는다. 이후 그는 심장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에셀스틴은 세계 최고의 심장센터인 클리브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에서 일하는 동안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죽음에 임박한 관상동맥질환 말기환자 18명을 설득해서 지방이 없는 채식 식이 프로그램을 12년 동안 진행한다.

그 결과, 끝까지 참여한 환자 모두를 회복시킨다. 그 이후로도 이들에게는 단 한 건의 관상동맥질환도 발생하지 않았다. 12년은 이 분야 최장기 실험으로 의학역사에 기록된다.

에셀스틴은 관상동맥질환이 100% 예방 가능하며 설사 현재 진행 중이라도 바로 멈추어 세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절망적인 상태를 역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바이패스나 스텐트와 같은 값비싼 의료시술을 전혀 개입시키지 않았다. 그가 찾은 핵심은 유전적인 것도 아니고 체질적인 것도 아니다. 바로 음식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방이 포함되지 않은 채식 식단이 그가 찾은 답이다.

관상동맥질환을 막기 위해서 에셀스틴이 제시한 식단에 대해서 소개한다. 핵심은 음식에서 지방을 제한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살펴보며 느끼겠지만, 이를 지키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첫째,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포함한 모든 육류와, 달걀 그리고 생선은 절대 금한다.

여기서 상식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생선에는 오메가 3 지방산과 아르기닌 등 인체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많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생선을 섭취하면서 얻는 건강상의 위험은 이러한 미량 성분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더 크다. 따라서 생선도 피해야 한다.

둘째, 우유를 비롯하여 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의 유제품을 끊어야 한다.

이런 것으로 만든 가공식품을 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여기에서 조심할 것은 무지방 제품에 대한 오해이다. 마트에 가보면 제품마다 ‘무지방’, ‘트랜스지방 0%’ 같은 표시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로 그 제품에 지방이나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식품 100g 당 지방이 0.5g 미만이면 무지방이라는 표시를 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식품 30g 당 트랜스지방이 0.2g 미만으로 들어있으면 트랜스지방 0%라는 표시를 쓸 수 있다. 무지방, 트랜스지방 0%라는 표시를 믿고 정말 지방과 트랜스지방이 없겠거니 생각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셋째, 올리브유나 카놀라유를 비롯한 모든 식물성 및 동물성 기름을 먹지 말아야 한다.

올리브유는 건강한 기름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금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 의외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보면 납득이 간다. 올리브유가 건강한 기름이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그 주요 성분이 혈관벽에 쌓이지 않는 단일불포화지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리브유도 14~17%는 포화지방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있는 포화지방과 똑같이 동맥혈관을 막을 수 있다.

넷째, 정제된 곡물을 피한다.

통곡물을 제외한 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곡물은 그 가공과정에서 각종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파괴된다. 빵, 국수, 파스타, 라면 등이 이에 포함된다. 면류 가운데에서는 통곡물로 제조된 것도 있으니, 필요한 경우에는 그런 것을 선택하면 된다.

다섯째, 견과류도 좋지 않다.

견과류도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견과류 회사가 지원한 연구에서도 견과류의 좋은 점 뿐 아니라 나쁜 점도 상당히 많이 발견되었다. 다만, 호두의 경우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심장질환이 없는 사람은 가끔 섭취해도 된다.

이렇게 다섯 가지 범주가 에셀스틴이 제시한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이다. 이 음식들을 살펴보면, 동물성 지방이 많거나 가공된 식품들이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이 이해가 가기는 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들을 빼놓고는 무엇을 먹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에셀스틴은 채소, 콩류, 통곡물, 과일과 충분한 음료로만 구성된 식단을 구성하라고 제안한다. 이들만 섭취하더라도 총 열량의 10%는 지방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영양면에서 충분하다고 말한다.

당신이_몰랐던_지방의_진실우리가 평소에 익숙했던 육류와 기름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차라리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짧고 굵게’ 살다가 가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기름기 많은 식단으로 혈관벽이 좁아지면 정말 ‘짧고 굵게’ 살 수 있을까.

혈관의 내벽을 둘러싸고 있는 혈관 내피는 다 펼치게 되면 테니스코트 2개 정도에 이르는 넓이로, 신체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내분비 조직이기도 하다. 이렇게 넓은 면적 가운데 심장 혈관만 문제가 있으란 법이 있을까. 기름기 많은 식단은 뇌혈관을 비롯해서 다른 곳의 혈관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자칫하다가는 ‘짧고 굵게’ 사는 것이 아니라 ‘시름시름 길게’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절제된 식단을 습관화해서 건강하고 오래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나는 이번 기회에 내 주위에 놓인 음식들을 다시 둘러보게 되었다. 바쁜 아침 밥 대신 먹는 계란 프라이부터 잠이 올 때마다 하루 두세 잔씩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에 들어있는 우유까지. 그동안 무의식중에 얼마나 많은 지방과 가공식품에 둘러쌓여 있는지 알게 되어 섬뜩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동안 아내가 과일을 씻어오면서 같이 먹자고 하면 나는 손사래를 쳤는데, 참 어리석었다. 이제야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같이 오래 살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던 것이다.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나는 내가 먹는 음식들에서 지방을 줄일 것이다.

당신도 건강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아니 평소에 건강에 대해서 딱히 관심이 없었더라도 지금 먹고 있는 음식들이 훗날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깨닫기 위해서 <당신이 몰랐던 지방의 진실>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른 글에서도 항상 강조해온 것이지만 남들이 다 같이 따라간다고 옳은 길은 아니다. 그것은 음식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풍요로워졌지만 그만큼 해로운 것도 많아졌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될지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어떤 사람은 괜찮다고 하는 음식이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해롭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음식과 건강을 다룬 책을 종종 다룰 생각이다. 그 책의 저자가 그런 이야기를 풀어갈 만한 자격이 있는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는 것은 물론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 일관되게 비판하고 있는 오늘날 ‘수술을 권하는’ 의사들의 모습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에셀스틴은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하는 동기 중에 하나로 그들이 거둘 수 있게 될 큰 수익을 들었다.

나는 외과의사로서 앞으로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하게 될 일이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때 그것이 진정 환자의 건강을 위한 것인지, 환자의 몸에 상처를 남기는 수술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을지 더욱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돈이 내 양심을 흔들 수 없도록 항상 단단히 감시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지방에 대한 경각심 못지않게 <당신이 몰랐던 지방의 진실>로부터 얻은 큰 배움이 아닐까 싶다.

“당신이 몰랐던 지방의 진실”에 대한 10개의 생각

  1. 잘 읽었습니다. 견과류와 올리브 오일 등도 혈관 벽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적지않은 충격마저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혈관건강에 관심이 많은 저로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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