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우리들은 인터넷에서 종종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볼 때가 있다. 이것을 ‘허영검색vanity searching’ 또는 영어로 ‘에고서칭ego searching’ 이라고 한다. 인터넷 상에서 사람들이 자기를 얼마나 알아봐주는지 확인하고 싶은 허영심을 반영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아마 당신도 종종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검색 결과로 동명이인의 사진이라도 접하게 되면 묘한 감정도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나는 이 허영검색을 통해서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누가 물건을 사기로 하고 돈을 보냈는데, 어떤 사기꾼이 물건을 안 보내고 연락도 안된다는 글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사기꾼의 이름으로 내 이름 세 글자가 지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글이 지목하고 있는 연락처가 내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관련된 정보도 나와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적어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 글에서 사기꾼으로 언급된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사기꾼으로 내 이름이 지목되고 사람들의 지탄이 그 이름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상황을 처음 접했을 때의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섬뜩하다.

한편, 사기꾼으로 지목된 것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일도 있다. 인터넷에 내 이름을 검색해보면, 일산에 사는 나와 이름이 같은 누군가가 2010년에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칼럼이 있다. 감히 평하자면 충분히 잘 쓴 글이다. 다만 나를 처음 알게 된 누군가 검색창에 내 이름을 검색해서 그 칼럼을 읽게 된다면, 그 칼럼이 내 생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어서 조금은 불편하다. 더군다나 내 이름이 그리 흔한 이름도 아니지 않은가. 또한 그 칼럼을 쓴 동명이인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로 인터넷의 나와 관련된 정보로 인해서 의도치 않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이런 사실들을 알 수 있게 된 것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알리미 서비스 덕분이다. 구글 알리미는 원하는 검색어를 등록해 두면 구글이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새로 찾아낼 때마다 이메일 등으로 통보해주는 서비스이다. 웹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뉴스처럼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만 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구글 알리미는 개개인이 인터넷을 향해 검색어 레이더를 가동하는 기능이다.

이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면 인터넷에 당신의 이름이나 정보가 어디에서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는지 매번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낼 수 있다. 그리고 늦기 전에 이에 대응할 수 있다. 구글 알리미를 사용하는 요령은 뒤에서 소개하겠다. 이 서비스가 유용한 이유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로 우리의 삶이 인터넷에 더욱 긴밀히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2007년부터 ‘잊혀질 권리’를 제시하며 인터넷 시대에서 개인의 현명한 삶에 대해서 고민해온 구본권 한겨레 신문사 기자가 쓴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구본권 지음 | 어크로스 | 2014년 10월 10일 출간>는 오늘날 개인정보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과 구체적인 지침을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라는 말로 제안한다. ‘리터러시’란 ‘글을 쓰고 읽는 능력’을 의미한다. 저자는 디지털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고 제대로 사용하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가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노출의 시대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셀카 본능, 위치정보 피해, 사회공학 해킹, 빅브라더 쇼와 DIY 감시의 시놉티콘synopticon 등을 사례로 들며 자각 없이 스스로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어 연결과 공유를 기본값으로 하는 디폴트 세팅의 덫, 세계 최대의 SNS인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이 가진 복합적 의미, 얼굴 인식 기술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의 문제점 등을 파헤침으로써 디지털이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당신을_공유하시겠습니까?이어서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소통법을 분석하면서 소통의 풍요 속 공감 능력의 저하 현상을 포착하고 그 결핍을 채울 법칙을 제안한다. 그리고 새로운 에티켓인 통신 프로토콜을 자세히 소개하고, 던바의 수Dunbar’s number와 관심의 경제학에서 사회적 관계 맺기의 적정선을 알려준다. 던바의 수는 개인이 사회적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로 보통 150을 적정선으로 본다. 아울러 SNS가 주는 박탈감이나 행복감 모두를 성찰하면서 도구로서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권한다. 또한,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중요한 요소인 프라이버시를 지킬 권리에 대한 시민 의식을 강조한다.

그간 그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인터넷의 개인정보 중요성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 이 책을 통한 가장 큰 소득이었다. 저자는 책 마지막에 ‘디지털 리터러시 10계명’이란 이름으로 이 지침을 제안하는데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기기가 당신을 조종하지 못하게 하라.
  2. 디폴트 세팅을 ‘나만의 설정’으로 바꿔라.
  3. 가능한 한 자주 ‘방해 금지 모드’를 활용하라.
  4. 수시로 이메일, 알림을 삭제하고 청소하라.
  5. 뇌가 휴식할 시간을 제공하라.
  6. 올리기 전 프라이버시를 먼저 점검하라.
  7. 소셜네트워크의 분칠에 현혹되지 마라.
  8. 스마트폰과 동침하지 마라.
  9. 스스로를 구글링해보라.
  10. ‘모바일 신언서판’이 새 에티켓이다.

하나하나가 의미있는 항목이지만, 나는 9번의 ‘스스로를 구글링해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다. 구글링googling이란, ‘구글에서 검색하다’는 의미로 대표적인 검색 서비스인 ‘구글’이 일반동사화한 것이다. 글을 시작하면서도 언급했듯 나는 이 구글링을 통해서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는 나와 관련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포착하고 있다. 내가 사용한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해두면 달리 신경쓰지 않아도 인터넷 상에서 당신과 관련된 정보가 올라오면 이메일로 통보를 받을 수 있다.

  1. 구글 알리미를 방문한다.
  2. 검색어를 다음과 같이 등록한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OR도 그대로 쓴다는 점이다. 이것은 연산자라고 하여 일종의 수학적 기호이다.
  3. ‘이름’ OR ‘자주 쓰는 아이디’ OR ‘자주 쓰는 이메일 주소 1’ OR 자주 쓰는 이메일 주소 2’…
  4. 통보 빈도나 검색 대상을 설정한 후 이메일로 통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등록한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개인 사생활의 공유 기회가 더욱 넓어지는 오늘날,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볼만한 있는 교양서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다음과 같은 범주의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첫째, 자신의 경력 관리가 필요한 학생과 사회인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모든 정보는 앞으로 사회에 나갈 학생들이나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인들 모두가 신경을 써서 관리를 해야 한다. 그 정보들이 가장 먼저 상대방에게 이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떻게 이들이 스스로의 정보를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지 지침을 제시해준다.

둘째, SNS나 댓글 등을 유난히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한 번 한 말은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다. 이는 카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통제하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과거에 쓴 내용들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물론 이것들을 기억하기조차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소통 도구들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해준다.

셋쨰,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다. 요즘은 걸어다니기 전부터 스마트 폰을 접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IT 기업들의 임직원들이 그들의 자녀들에게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이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 당신은 배신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배신감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울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디지털 기기들이 연결된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것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도구는 그것을 올바로 사용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도구인 디지털 기기들의 득과 실을 잘 파악하여 그것을 삶에 이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다음에도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글이 이어집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분은 이메일 구독을 이용하세요.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에 대한 2개의 생각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