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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전자책 도서관 활용하기 [2]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우리가 이야기를 이어갈 전자책 도서관도 기본적으로는 기존 종이책 도서관의 운영 방식과 같다. 도서관에 회원으로 등록해야 하고, 도서관 내의 보유 서적수의 제한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먼저 빌린 경우 기다려야 하며, 책을 빌린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납해야 한다. 이처럼 기본적으로는 종이책 도서관과 유사한 운영 방식을 따른다.

한편, 전자책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은 종이책을 빌려보는 것에 비해서 큰 장점을 가진다. 역설적이게도 전자책의 최대 단점이었던 물리적 소장의 어려움 때문인데, 이 단점이 도서관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오히려 장점으로 바뀐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본다는 것은 애초에 다시 반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도서관 종이책도 소장 대상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종이책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장점이었던 소장성과 감성적 중 소장성을 종이책 도서관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요컨대 어차피 종이책이나 전자책이나 잠깐 보고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라면, 소장성에는 전자책을 빌려보는 것이 종이책을 빌려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전자책을 빌려보는 것은 종이책을 빌려볼 때 겪게 되는 두 가지 단점을 한 번에 없애준다. 그것은 빌려보는 책의 파손과 위생상의 문제, 그리고 앞서 빌린 사람의 반납 연체에 따른 불편함이다.

당신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적이 있다면 책이 파손되어서 불편을 겪었던 적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서울도서관의 발표에 따르면 더러워지거나 찢겨져 파손처리된 책이 올해에만 394권에 달한다고 한다. 앞서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읽었을지 모를 책을 돌려보는 것은 단순히 미관적 차원을 넘어서 위생적인 측면에서 결코 좋은 방식은 아니다.

책의 파손 문제에 더하여 반납 연체도 종이책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다. 빌리고 싶은 책이 반납 예정일에 돌아오지 않아서 낭패를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반납 연체 또한 기존의 도서관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이다. 실제로 서울도서관에 따르면 30일 이상 장기 미반납된 도서가 2013년에는 2150권, 2014년에는 2873권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15년은 7월 기준으로 벌써 1753권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전자책 도서관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반납일이 되면 대여된 도서에 대한 다운로드를 자동으로 중지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도서관 서가에 종이책 갯수에 한계가 있는 것처럼 도서관마다 출판사와 제한된 갯수의 전자책을 대여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물론 전자책 도서관도 종이책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대기자가 없을 경우 다시 대여할 수 있다. 그리고 대기자가 있을 경우에는 자기 차례가 올 때 까지 다시 기다리면 된다.

요컨대 초원에 소를 자유롭게 풀어놓게 하면 풀들이 남아나질 않는 ‘공유지의 비극’이 우리 주변의 도서관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전자책 도서관은 그 해결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은 곧 다음 도서 대기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이것이 개인의 양심에 많은 것을 의존하는 종이책 도서관에서는 갖출 수 없는 전자책 도서관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전자책 도서관 덕분에 저자와 출판사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책을 손상없이 전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가운데 도서관에서 접한 책을 구입하고 싶은 이들을 만나서 책 구매까지 연결될 길을 넓히게 되었다. 이처럼 전자책 도서관의 등장으로 독자와 저자 그리고 출판사가 서로 균형있게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당신도 전자책 도서관의 장점에 대해서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어서 실제로 전자책 도서관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선 당신이 전자책 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빌리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다행스럽게도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전자책 도서관은 기존의 종이책 도서관에서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립, 시립, 구립 등 공공 도서관이 그러하다. 기업들에서는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서 사내에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내 도서관도 전자책 도서관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학교 등의 교육기관들도 기존의 종이책 도서관에 더불어 전자책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이제 당신이 지금 어느 도서관이 전자책을 제공하는지 찾으러 가려고 한다면 그전에 한 가지 일러두고 싶은 것이 있다. 전자책 도서관을 처음 접할 때 저지르는 흔한 실수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도서관을 먼저 찾고 그 다음에 그것을 실행할 프로그램, 소위 말하여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설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경험상 거꾸로 하는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전자책 도서관 어플리케이션에 전자책 대여가 가능한 도서관의 목록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위에 있는 도서관이 전자책을 제공하는지 아닌지 알아보는 시간도 절약하고 실패할 확률을 줄여줄 수 있다. 따라서 전자책 도서관에 가입하는 내용은 지금부터 태블릿 컴퓨터tablet computer에 전자책 도서관을 설치하는 방법을 먼저 다루고 나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우선 아이패드iPad나 안드로이드android 기반의 태블릿 컴퓨터에서 도서관을 열람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2015년 10월 현재 대표적인 어플리케이션으로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을 비롯해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참고로 나의 경우에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데, 쓰다보니 하나를 정해서 써야 해서 그런 것일 뿐이지 특별히 기능적으로 우수하거나 하지는 않다. 따라서 당신이 기존에 접해보았거나 어떠한 이유로든 더 끌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하면 된다. 기능과 성능은 대체로 비슷하다는 뜻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양한 도서관 어플리케이션들이 있지만, 지금부터는 내가 주로 쓰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어플리케이션을 기준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거듭 말하지만 각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대동소이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설치 후 실행하게 되면 만나게 될 최초 화면 메뉴의 기능을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진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도서관검색’은 전자책 도서관을 제공하는 도서관 목록이 나와있다. 앞서 언급한 도서관의 목록이 이것이다. ‘Library’는 현재 기기에 다운로드 받아놓은 책들이 모여있다. 가장 마지막에 읽은 책의 잔여대출일과 현재 읽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전자도서관’은 가입한 전자책 도서관 가운데 시작페이지로 정한 도서관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기능이다.

첫 화면이 익숙해 졌으면 이 가운데 ‘도서관검색’에 가서 전자책 도서관을 찾으면 된다. 공공도서관의 경우 기존에 이용한 적이 있거나 가까운 도서관을 찾는다. 기업이나 교육기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의 경우 당신에게 이용 자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도서관을 찾는다. 이때 도서관 이름 우측의 별모양을 체크하면 윗줄의 자주가는 도서관으로 등록이 된다. 그렇게 해두면 다음부터 편리하게 도서관에 접근할 수가 있다.

그 다음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 위해서 전자책 도서관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일례로 서울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은 e-lib.sen.go.kr을 통해서 들어가면 된다. 단, 상당수 도서관들은 오프라인offline 가입을 먼저 해야 이용할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오프라인 도서관에 가서 회원 인증을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도서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였고 전자책 도서관 가입까지 마쳤다면 이제는 마음에 드는 책을 빌리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 이용시 한가지 유의사항은 대출일수가 기본 7일이며 대기자가 없을 때에는 추가 7일을 더하여 14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인의 독서 속도에 맞추어 추가 대여가 필요할 경우 함께 감안하면 된다.

전자책 도서관을 이용하다보면 언제 어디서든 서적을 열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우 크게 다가온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었는지 2011년 남영준, 최성은이 한국문헌정보학회지에 발표한 ‘대학도서관 전자책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전자책 서비스의 이용 빈도가 높을수록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 말은 곧 전자책 도서관을 사용하기 전에는 잘 몰랐던 사람도 사용하면 할 수록 그 진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꼭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한편, 서점에서 책을 사보는 것과 비교하면 전자책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에 어떠한 장점이 있을까. 이전에 서점에 갔다가 관심이 가는 책을 발견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이 책을 사서 과연 완독을 할 것인지부터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까지 여러가지 이유로 책을 사는 것이 망설여진다. 책 한 권 가격이 밥 한 끼 가격을 쉽게 넘어서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관심이 가는 책을 모조리 구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망설임으로 인해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을 유익한 책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생각해보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은 그런 걱정이 없다. 많은 책을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 서점에서 구입을 망설였던 책이더라도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은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확인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간과 시간의 제약없이 빌릴 수 있는 전자책 도서관이라면 그 장점이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전자책 도서관의 계정은 3개의 기기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계정 하나로 책을 대여한 후 3개의 아이패드에서 동시에 같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종이책은 한 사람이 읽는 동안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없지만 전자책은 가능하다. 전자책 도서관의 이러한 특징을 잘 활용해서 가족이나 친구끼리 하나의 계정에서 빌려서 함께 책을 읽어나가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실제로 나는 아내와 그렇게 하고 있다.

이전 글에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언급했듯이 국민의 ⅓ 이상이 일 년 중 책 한 권도 읽지 않고, 그나마 읽는 사람도 한 달에 한 권 미만 읽는다고 한다. 이것이 분명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제 전자책 도서관과 익숙해져서 주위 사람들이 더 많은 독서를 접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우리 인생의 가장 소중한 자원은 시간이다. 저장할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는 시간이란 자원은 그때 그때 의미있게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에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4 모바일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6세 이상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2시간 51분이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2014년에 서울시에서 직장인의 하루 출퇴근시간을 조사해 봤더니 1시간 32분에 이른다고 한다. 의미없이 흘려낼 수도 있는 이 시간들을 전자책이라도 읽으면서 의미있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글을 마무리해야 하겠다. 사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가 있다. 나는 그동안 아내와 유용하게 전자책 도서관을 활용해 오면서, 이런 좋은 방법을 나의 친동생과 매제에게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이메일로 두 사람에게 보내려고 했는데 어차피 쓰는 글로 한 사람이라도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블로그로 발행하였다.

하지만 글솜씨가 부족하다보니 전자책 도서관의 장점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사용 방법에 대해서도 글 제목처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쓰지는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글의 부족함이 당신에게 전자책 도서관을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느끼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단 시작해 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혹시라도 전자책 도서관 이용을 시도해 보다가 어려운 점이 있으면 이곳에 글을 남겨 주기를 바란다. 이에 최선을 다해서 답해주는 것으로 내 글의 부족함을 보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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