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022년 중앙치매센터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897만 명 중 치매 환자가 92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비율로 따지면 10.31%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의 1명은 치매 환자라는 뜻이지요.
치매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더불어 점점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치매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와 인식은 우리 사회에서 치매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 글은 치매와 관련된 잘못된 속설이나 상식을 바로잡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함께 치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아보고, 오랫동안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건망증이 심해지면 치매가 될 수 있다?
건망증이 있는 분들 가운데 치매로 진행되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건망증과 치매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건망증은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으로, 뇌의 기능이 감소하거나 손상되지 않습니다. 반면 치매는 뇌의 기능이 점차 감소하고 손상되어 기억력, 판단력, 사고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입니다.
건망증이 심하면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것이다?
치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뇌 손상에 의해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로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중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치매가 곧 알츠하이머병은 아닙니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뇌 속에 이상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죽어가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이상 단백질에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있습니다.
치매는 유전된다?
치매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치매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유전적인 요인은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이러한 요인은 일반적으로 다른 요인보다 덜 중요합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APOE4 유전자 변이가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단일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이며, 다른 연구에서는 유전자 변이와 치매 발생 간의 관계를 찾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전자 변이와 치매 발생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흡연은 치매와 관련이 없다?
일부 흡연자들은 흡연이 치매와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흡연은 치매를 유발하고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흡연 여부뿐 아니라 흡연의 양도 치매 발생률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루 2갑 이상의 흡연자는 각종 치매의 위험성이 비흡연자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이는 흡연이 뇌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간접흡연에 의해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발생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간접적으로라도 담배 연기를 많이 들이마시면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치매 예방, 금연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수면 부족과 치매는 관련이 없다?
수면 부족은 치매의 위험 요인 중 하나입니다. 최근 노인 7천 959명을 대상으로 2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경우 치매에 걸릴 위험이 30% 증가했다고 합니다. 수면 중에는 뇌에 축적된 치매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청소되는데, 수면 부족은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 무척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낮잠을 피하고, 수면 전 음주를 자제하며, 스마트폰 시청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수면 전 음주는 깊은 수면 단계를 줄어들게 해서 뇌의 청소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합니다. 따라서 수면 전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는 노인에게만 생기는 질병이다?
치매는 노인들만 걸리는 병이 아닙니다. 앞서 알아본 것처럼 우리나라에는 65세 이하의 치매 환자들이 전체 치매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치매의 발병 연령은 해가 갈수록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리는 경우를 ‘초로기 치매’라고 부르는데, 이는 전체 치매 환자의 1% 미만에 해당합니다. 초로기 치매의 원인은 다양한데,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만약 가족 중에 초로기 치매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유전적인 원인이 의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전으로 모든 초로기 치매를 설명할 수는 없지요. 예를 들어 알코올성 치매도 초로기 치매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젊다고 해서 치매에 안전하다고 방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절주와 함께 뇌를 자극하는 운동이나 취미 활동을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는 아무것도 모른다?
치매 환자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치매 환자의 기억력이 떨어지고 판단력도 약해지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치매 환자는 여전히 감정과 감각을 느끼고,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을 향상하고,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치매 환자를 대할 때는 그들을 무시하거나 경멸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의 의견과 감정을 존중하고, 그들의 장점과 강점을 인정하고, 그들의 취미와 관심사에 맞춰서 활동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치매 환자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고,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치매는 뇌 영양제로 예방할 수 있다?
흔히 뇌 영양제라고 불리는 약물이 있습니다.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최근 처방이 급증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이 뇌 영양제라는 약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실제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뇌 영양제로 알려진 약물의 주성분은 콜린알포세레이트입니다.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 수치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은 이미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이 되었습니다. 또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때도 도네페질이라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함께 복용했을 때 효과가 입증되었지요. 뇌 영양제 콜린알포세레이트만 단독으로 먹는 것은 치매 예방은 물론 치료 효과조차도 입증되지 않은 거지요.
심지어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여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이경실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복용한 사람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발생 위험이 각각 43%, 34%, 37% 높았다고 합니다. 치매 예방제라고 알려진 뇌 영양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실제로는 치매 예방 효과가 없음은 물론이고 여러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치매는 회복될 수 없다?
치매는 현재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는 절망적이기만 한 질환은 아닙니다. 치매에는 여러 가지 원인과 종류가 있으며, 그중에는 회복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치매 증상을 완화하여 환자로 하여금 편안한 삶을 누리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다양한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고, 치매 검사와 진단을 도와주고,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연결해 줍니다. 또한, 치매 관련 전문 교육과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고, 치매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글을 통해 치매에 관해 잘못 알려진 상식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나눈 내용이 여러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