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난생처음 가본 어느 식당에서 언젠가 한 번 와보았던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는가. 분명히 그럴 리가 없는데, 처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마치 이전에 한 번 있었던 일인듯한 느낌. 이런 것을 데자뷰Déjà Vu 또는 기시감旣視感이라고 한다. 데자뷰나 기시감이란 말의 뜻은 ‘이미 본 듯한 느낌’이다.
데자뷰는 누구에게나 종종 일어나는 흔한 현상이지만 그 원인을 밝혀내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그런 현상이 언제 일어날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최신 의학 및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되고는 있다. 여기서는 그 가운데 대표적인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이중 처리 이론Dual Processing Theory : 순식간에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면 그 가운데 일부는 처리에 지연이 발생한다. 그리고 지연된 정보가 처리될 때 이미 앞서 처리된 정보에서 관련된 내용을 접했기 때문에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
둘째, 홀로그램 이론Hologram Theory : 이전에 경험했던 것을 연상하는 단서가 있는 경우, 그 단서로 인해서 당면한 상황 전체가 이전에 경험한 듯한 느낌을 유발한다. 오래전 보았던 패턴이나 냄새 혹은 소리가 이런 단서가 될 수 있다.
셋째, 분리 주의 이론Divide Attention Theory : 당면한 상황으로부터 잠시 다른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고 다시 돌아오면, 현재 진행형인 상황으로부터 새롭지만 익숙한 듯한 인상을 경험한다.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당면한 상황에 관심 유지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온 순간에 새로운 느낌을 받지만, 어쨌든 새로운 상황은 아니므로 익숙한 인상을 받는 것이다.
요컨대, 특정 상황에서 처리해야 하는 정보가 시차를 두고 처리되는 경우, 이전에 접했던 친근한 단서가 있는 경우, 그리고 잠깐 다른 데 관심을 보이다가 다시 현재 상황에 돌아오는 경우에 데자뷰가 나타난다고 한다. 다음번에 혹시라도 처음이 아닌 듯한 묘한 느낌을 겪게 되면,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는 아닌지 한번 확인해 보자.
(다음 글이 곧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