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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 한눈에 보기

인류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 달리 문명을 이루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비결이 무엇일까. 바로 지식을 축적하고 후대에 전수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원시적인 언어에서 시작했지만, 세대를 거듭하면서 석판과 파피루스 그리고 종이를 거쳐 오늘날의 디지털 기기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지식을 모으고 전달하는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왔다. 다른 생명체들은 후세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그들 몸속의 유전자밖에 없다는 한계로 지식수준이 한 세대를 거듭하면서 거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동안, 인류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이전 세대보다 확연히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해 나아갔다.

이것이 이른바 인류의 문명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효과적인 언어나 기록 수단보다 인류 문명에 더욱 이바지한 것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게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이를 과감하게 인정할 수 있는 용기다. 즉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관습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용기는 다수의 압력이라는 장애물도 넘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느 시점에서 소수의 선각자에 의해서 과거의 지식이 잘못되었고 새로운 지식이 옳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하여도, 동시대의 대다수의 사람은 과거의 잘못된 지식에 사로잡혀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수의 맹목적인 믿음은 혁신적인 지식과 사상이 그 꽃을 채 피우기도 전에 이를 밟아버릴 만큼 위협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생각하기에 인류의 진보 과정에서 지식의 축적과 전달의 수단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지식 자체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바로 ‘과거로부터의 관행’과 ‘현재 대다수의 믿음’을 이겨내는 용기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각각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에 물들어 있는 모습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한 편에는 과거의 관습에 안주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았다며 다수의 횡포를 휘두르는 이들이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두 부류 모두 인류의 진보에 역행한다는 면에서는 조금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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