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요즘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 빙, 바드에 대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알게 된 후에 일상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과 글쓰기의 미래에 관하여 느낀 바가 있어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먼저 나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적인 글쓰기를 대신하게 된다면 과연 인간이 더 이상 글쓰기라는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경험적 이유가 있었는데 우선 나부터도 글쓰기가 부담스럽거나 조금이라도 머리가 아플 것 같으면 어느새 아주 쉽게 인공지능에 맡겨버리는 모습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다. 단 몇 개월 사이에, 챗GPT를 시작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접한 그 몇 개월 사이에, 나의 글쓰기 행태가 몰라보게 바뀌었다. 나는 그 사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부지불식간에 나는 인공지능에 글쓰기를 의존하고 있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글쓰기가 인공지능 때문에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을 거라는 잠정적인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직접 경험한바, 인공지능은 글쓰기의 주체가 아니라 도구였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과정을 스스로 가만히 살펴보니 그것은 기존에 글 쓰는 과정에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검색 엔진을 쓰거나 외국어로 바꾸기 위해서 번역기를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검색 엔진과 번역기로 쓴 글을 실제로 쓸만한 최종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 고유의 감각이 가미되는 과정이 필요하듯, 인공지능을 활용한 글쓰기에서도 교정 작업은 꼭 필요했다. 검색 엔진과 번역기 때문에 인간의 글쓰기가 사라지지 않았듯 생성형 인공지능이 미칠 영향도 비슷할 거로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욱 발달하게 되어 사람이 개입하는 교정 작업조차 필요하지 않게 될 시기가 오게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우리의 감각은 산술급수적인 속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도가 불러올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에 의한 교정 작업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기준점을 제시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모든 결과물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할 원칙일 것이다. 애초에 인공지능이 창조력을 발휘할 바탕 자체가 인간 지성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글쓰기를 완전히 대체할 미증유의 기술이라기보다는 검색 엔진이나 번역기처럼 인간의 글쓰기 수준을 향상시킬 유용한 도구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도구가 그러하듯 인공지능도 반드시 사용자와 공존할 수밖에 없으며 그 도구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개발자 또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의 글쓰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의 글쓰기는 어떤 모습이 될까? 그리고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분명 지금과는 여러모로 다를 것이다.
이걸 잘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은 미래 세대가 인공지능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사는 데 무척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다음 시간에는 교육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다음 글이 곧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