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의 본산인 할리우드에서는 지금 이 시각에도 수많은 영화가 새로 태어나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도 해서 대중의 선택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게 영화 업계다. 특히 이런저런 ‘맨’들을 앞세운 슈퍼 히어로물 포스터들을 보고 있자면, 휴가철 바닷가의 횟집 앞을 지날 때 서로 자기 집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주차 안내원을 보는 듯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역시 차별화인 걸까. 몇 년 전 개봉한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물 가운데 주인공이 개미만큼 작아진다고 그 이름도 <앤트맨 Ant-Man>인 영화가 있다. 한마디로 크기에서 차별화한 슈퍼 히어로물이다. 대중들이 그 차별화 시도를 신선하다고 받아들였는지 나름의 흥행에도 성공한 것 같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일찍이 <애들이 줄었어요>라는 영화가 있었다. 80년대 말 월트 디즈니에서 나온 어린이용 영화로, 그 줄거리가 제목에 정직하게 드러나 있다. 어떤 발명가가 축소광선이라는 걸 발명하고, 이를 맞은 아이들이 개미만큼 줄어든 후에 일어나는 이야기다.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축소광선 같은 게 발명되어서 그걸 맞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처럼 흥미진진한 모험만은 아닐 것 같다. 자칫하다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 인간이 포토샵에서 이미지 크기 줄이듯이 개미 크기로 줄어들면, 풀잎 끝에 맺힌 귀여운 물방울에 갇혀 익사할 수도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다양한 크기로 살아간다.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모래알보다도 작은 곤충부터 45인승 버스만 한 고래까지. 그런데 알고 보면 각자 자신의 크기에 적합한 구조와 장치를 절묘하게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런 걸 보면 자연은 참 오묘하면서도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여담으로, 30년 전 개봉했던 <애들이 줄었어요>는 당시 흥행에 꽤 성공했다. 성공한 영화가 의례 그렇듯 몇 년 뒤에 후속작이 이어졌다. 제목이 <아이가 커졌어요>였나 그랬다.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할까. 맞다. 내일 아침에는 <애들이 줄었어요>에 담긴 과학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다음 글이 곧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