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란?
변비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대장과 항문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장은 기다란 관 모양의 구조로, 위치에 따라 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에스상 결장, 직장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전체 길이는 1.5m 정도이다. 대장의 내용물은 대부분 음식물 찌꺼기와 수분, 전해질, 세균 그리고 가스로 이루어져 있다. 대장은 이 중 수분과 전해질을 흡수하고, 배변과 배변 사이에 장 내용물을 저장하였다가 항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직장과 연결된 항문 역시 배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문 바로 위에 있는 항문관의 길이는 약 3-4cm이고, 그 주변에는 내항문괄약근, 외항문괄약근, 항문거근 등의 근육이 있다. 이 근육들이 배변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장과 항문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니 이어서 배변 작용에 대해서 알아보자. 정상적인 배변이 이루어지려면 대장 및 항문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근육들이 조화롭게 움직여야 한다. 먼저 연동운동이 대장의 내용물을 상행결장에서부터 직장 쪽으로 이동시킨다. 이 내용물 즉 대변이 직장을 통과한 후 내항문괄약근이 이완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당장 배변을 할 수 없는 상황에는 배변이 가능한 상황이 될 때까지 외항문괄약근이 대변이 배출되는 것을 막고 있게 된다. 그러다가 화장실에 가서 배변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횡격막과 복근이 수축하면서 골반 내 압력이 올라가고 동시에 외항문괄약근도 이완하면서 대변의 배출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변비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변비란 대변의 배설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인 기준으로는 배변 횟수가 3~4일에 한 번 미만인 경우, 1회 배변량이 35g 이하인 경우를 변비라고 한다. 변비는 생각보다 무척 흔해서 우리나라 사람의 다섯 명 가운데 한 명꼴로 변비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빈도가 증가하며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의학적인 설명은 변비를 경험하는 사람의 심정을 대신하기에는 부족하다. 화장실에서 30분 넘게 앉아있어도 변을 볼 수 없는 답답함은 숫자가 아닌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변비에서 벗어나기 위한 3가지 생활습관
그럼 이제부터 변비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생활습관을 소개한다. 변비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은 크게 식습관, 운동습관, 그리고 배변습관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생활습관만으로 개선되지 않는 변비는 변비약을 복용하거나 심한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오늘 글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따를 수 있는 생활습관을 중심으로 변비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살펴보겠다.
첫째, 변비 완화를 위한 식습관
먼저 식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분의 섭취이다. 변비의 원인은 과도하게 딱딱해진 대변이고 이는 곧 수분이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변비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고 하면 섬유질이나 요구르트 등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것은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다. 예컨대 섬유질이 변비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그것이 수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충분한 수분의 섭취다.
평소 잦은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면 하루 동안 물 2L 이상을 마시는 걸 권장한다. 물론 그 정도 되는 양을 한 번에 다 마실 수는 없다. 평소에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자주 물을 마시는 걸 권장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물이야말로 가장 좋은 변비약이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변비 완화를 위한 운동 습관
그다음으로 운동 습관을 살펴보자. 변비를 완화하는 운동의 기본은 바로 걷기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난 직후 화장실에 간다. 왜 그런 걸까. 밤새 침대에 누워있다가 아침이 되어 일어나서 걸어가는 그 행동 자체가 대장의 연동운동을 활동이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다가 걷는 것만으로도 장운동이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배변에 도움이 되어 변비를 완화하는 것이다.
변비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해서 뭔가 특별한 걸 알려줄 거라 생각했는데 겨우 걷기라고 해서 시시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꾸준한 걷기는 장운동을 활성화하여 변비 완화하는 데 그 어떤 것보다도 효과적인 운동이다.
셋째, 변비 완화를 위한 배변 습관
마지막으로 배변습관에 관해 이야기 해보자. 배변습관에서 기억할 것은 두 가지다. 먼저 변을 오래 참지 않는 것이다. 만약 직장에 있던 대변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대장을 오가며 더 많은 수분을 빼앗기게 된다. 변을 참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대변은 더 많은 수분을 빼앗기고 딱딱해져서 배출이 어려워진다. 그야말로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 상황은 사람뿐 아니라 대변 입장에서 생각해도 무척 답답할 것이다. 그러므로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다른 일을 제쳐두고 우선 화장실로 향해야 한다.
배변습관에서 기억할 두 번째는 배변 자세다. 배변 시에는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하는 게 좋다. 쪼그려 앉으면 대변이 지나가는 항문관이 곧게 펴지게 되고 그만큼 배변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거의 모든 화장실에는 좌변기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하는 게 쉽지 않다. 이때는 발 받침대를 놓고 다리를 올리면 쪼그려 앉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림 참고) 만일 그걸로도 부족하면 두 팔을 번쩍 드는 것도 복강 내에 압력을 높여서 배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평소에 변비 때문에 화장실 가는 게 두렵다면 지금까지 위에서 설명한 세 가지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보자. 물을 충분히 마시는 식습관, 많이 걷는 운동 습관, 그리고 대변이 마려울 때 오래 참지 말고 좌변기에 앉은 후에는 발 받침대를 놓고 쪼그려 앉는 자세를 만드는 배변 습관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를 실천한다면 어느새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올 때 한결 가뿐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