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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 함께 살기

우리는 장염에 걸리면 항생제를 복용한다. 장이 꼬이듯 아프고 설사가 죽죽 나올 때, 병원에서 처방받은 항생제만큼 고마운 것이 없다. 하지만 어떤 장염은 바로 그 항생제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위막성 장염이라고 부르는데, 항생제가 장내에 사는 미생물을 과도하게 제거했기 때문에 생긴다.

그런데 이 위막성 장염의 치료법 가운데 쉽게 다소 충격적인 것이 있다. 바로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대장에 이식하는 것이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다른 사람의 대변을 장염이 걸린 사람의 대장에 집어넣는다.

처음 듣기에는 생소하기만 한 이 치료법은 나름의 근거가 있다. 건강한 사람 대변의 미생물들이 위막성 장염 환자의 대장으로 옮겨가서 원래의 건강한 상태를 되돌려 놓는 것이다. 이미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이다.

장내에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그냥 사는 것뿐만 아니라 인체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미생물을 다른 말로 상재균이라고 부른다. 문자 그대로 인체 내에 항상 있는 균이다. 이 상재균이 사라지면 인체는 균형을 잃고 위막성 장염 같은 질병에 걸리게 된다. 요컨대, 미생물이 들어와서 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미생물이 없어져도 병이 생긴다.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미생물과 함께 살아간다. 우리가 이 미생물들을 완전히 피할 수 없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피해서도 안 된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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