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무릎에서 “우두둑”하는 소리가 날 때가 있다. 기지개를 켤 때도 비슷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니면, 한 손으로 반대편 손을 감싸고 강하게 오므리거나 턱을 좌우로 휘두르듯 하면서 목을 돌릴 때도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런 소리를 전문적인 용어로 탄발음crepitus이라고 한다. 탄발음은 무릎에서 나는 소리처럼 의도하지 않게 날 때도 있지만, 양손을 움켜쥘 때처럼 일부러 낼 때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를 긴장감을 해소하는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두둑”하는 소리 자체가 무척 경쾌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하지 않은 탄발음의 원인
관절에서 들리는 탄발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현상들 중에는, 언뜻 단순해 보여도 의외로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 탄발음의 경우도 그러하다. 그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만 있을 뿐 아직 명확하게 “이것이다”라고 정해진 것은 없다. 일부에서는 연골과 연골끼리 부딪쳐서 나는 소리라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근막이나 힘줄이 뼈에 튕기면서 나는 소리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탄발음은 공기 방울 소리?
현재는 무릎 관절의 탄발음은 활액에서 나는 것이라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활액은 관절 안을 채우고 있는 미끌미끌하고 투명한 액체인데, 실제로 보면 날계란의 흰자처럼 보인다. 활액은 그 미끌미끌한 성질 덕분에 관절 안에서 두 뼈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오랫동안 앉았다가 일어설 때처럼 무릎 관절이 갑자기 움직이면, 활액도 함께 이동하는데 이때 압력 차이가 생긴다. 그러면서 활액 안에 공기 방울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 공기 방울이 움직이는 소리가 우리 귀에는 탄발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무릎 관절에서 들리는 탄발음은 그 이유를 따져보면 “우두둑”보다는 “뽀글뽀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앉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서 탄발음이 난다면 정말 그렇게 들리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탄발음은 몸에 해로울까?
무릎에서 나는 소리, 탄발음의 원인 못지않게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게 있다. 바로 탄발음이 몸에 해로운지 여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탄발음을 내는 것 자체가 해롭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탄발음이 난다고 해서 무조건 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예외가 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통증이다. 쉽게 말해서 통증이 있으면 치료가 필요하다. 무릎 연골은 신체의 하중을 버티면서 충격을 흡수하여 뼈의 손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무릎 연골에서 통증을 동반한 소리가 난다면 연골이 약해져서 탄력이 줄어든 연골연화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경미한 초기의 연골연화증은 간단한 약물치료나 휴식만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방치하는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편, 무릎이 아니라 다른 부위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고관절에서 ‘뚜둑’ 소리가 나는 것으로, 이를 ‘발음성 고관절’이라고 부른다. 과도한 운동이나 훈련 혹은 보행 시 불균형이 원인이 되고 젊은 층에서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통증이 없다면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반복되는 운동으로 고관절 내부에 지속적인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고관절에서 소리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탄발음, 일부러 낼 필요는 없다.
오늘은 무릎 등 우리 몸을 이루는 다양한 관절 부위에서 들리는 탄발음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통증이 없는 대부분의 탄발음이 건강에 해롭지는 않다고 하지만, 일부러 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무릎에서 뜻하지 않게 갑자기 나는 소리는 어쩔 수 없겠지만, 목 비틀고 손가락 구겨가면서까지 일부러 소리를 내는 것은 자제하면 좋을 듯하다. 자신은 무심코 한 일이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