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뒤로 하고 일상 회복을 향해 첫 발걸음을 떼었습니다. 무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그야말로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에 전에 없이 큰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감염병이 불러온 혼란을 겪으면서 강한 면역력이야말로 각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면역력만큼 잘못된 정보와 오해, 왜곡이 난무하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많습니다. 면역력을 둘러싼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일까요? 오늘은 세간에 널리 퍼져 있는 면역력에 대한 속설들을 살펴보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면역력은 강할수록 좋다?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누구나 강한 면역력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면역은 무조건 강할수록 좋은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흔히들 면역력이 높으면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면역력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알레르기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우리 몸이 특정 물질에 과도하게 반응하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알레르겐이라고 하는데,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여 염증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가려움증, 두드러기, 호흡곤란, 천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하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이 발생하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우리 몸의 세포를 이상 세포로 인식하여 공격합니다. 이로 인해 류머티즘성 관절염,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면역력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에도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면역력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면역력은 유전이라 바꿀 수 없다?
그렇지 않습니다. 면역력은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양상태, 수면시간, 스트레스, 운동 등은 모두 면역력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낮은 면역력을 극복할 수 있는 또 다른 효과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아는 것인데요,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면역력은 유전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것이므로, 적절한 관리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감기에 자주 걸린다면 면역력이 약한 것이다?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해서 면역력이 약한 것은 아닙니다. 면역력이 감기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는 계속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모든 감염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감기를 예방하는 데는 면역력 못지않게 개인위생도 중요합니다. 특히 감기 바이러스는 대부분 손을 통해 전염되므로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감기에 자주 걸린다면 면역력 못지않게 평소 위생 습관을 먼저 돌아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면역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면역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므로, 면역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면역력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각각의 방법은 면역력의 한 부분만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혈액 검사, 면역 글로불린 수치 측정, 면역 반응 검사 등이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방법은 면역력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면역력은 질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면역력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질병의 증상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면역력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한 번 측정한 면역력 수치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생각되면 의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 면역력을 강화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는 달리 질병을 직접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생리기능을 활성화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을 영양소 기능, 질병 발생 위험 감소 기능 및 생리활성 기능의 세 가지로 나누는데, 면역 기능은 생리활성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건강기능식품의 포장에 기재된 문구를 주의 깊게 읽어야 합니다. 많은 건강기능식품이 ‘면역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구의 진정한 의미는 ‘면역 기능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것이 아니라, ‘관련 논문이 한 건 이상 있어서 개선 효과를 추측할 수 있다’는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면역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은 ‘면역 기능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실 때 이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기를 바랍니다.
영양제 주사가 면역력을 강화한다?
영양제 주사를 맞으면 면역력이 향상된다고 믿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양제 주사는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피로를 해소하거나 영양소의 결핍을 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양제 주사에는 비타민, 미네랄, 태반 추출물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들은 면역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면역력이 매우 약해진 상태이거나 감염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면역증강 주사를 맞을 수도 있지만, 이것도 예방이나 치료의 목적이 아니라 임시적인 조치입니다.
면역력은 영양제 주사로 강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건강한 식단을 통해서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주변 환경이 불결하면 면역력이 강해진다?
주변 환경이 불결하면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는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에 기반한 것일 뿐, 현재의 과학적 증거와는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결한 환경은 감염성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면역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불결한 환경에서는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 결과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도 커지고, 면역 체계가 약화되어 다른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불결한 환경은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면역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면역력, 기본을 지키면 됩니다.
면역력은 인체가 감염이나 질병으로부터 대항하여 병원균을 죽이거나 무력화하는 작용, 또는 그 상태를 말합니다. 면역력을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운동과 숙면입니다. 운동은 심장과 근육을 단련하고, T세포와 같은 면역 세포의 생성을 촉진합니다. 숙면은 백혈구가 병원균의 침입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감기나 독감에 걸리기 쉬운 이유입니다.
식단도 중요합니다. 지방은 적게, 섬유소는 풍부하게 섭취하면 장 내 유익한 균의 비중을 늘어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유산균 음료에 들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항생제를 복용할 때 발생하는 감염성 설사를 예방하며, 궤양성 대장염 수술 후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술과 담배를 줄이거나 끊는 것도 필수입니다. 술은 암과 싸우는 백혈구 수치를 낮추고, 박테리아를 무찌르는 면역세포의 힘도 약화시킵니다. 담배의 니코틴이 해로운 미생물을 죽이는 호중성 백혈구의 능력을 훼손하고, 비인강과 피부에 병원균을 증식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면역력, 세상의 다른 여러 일들이 그렇듯 기본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