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고기는 무척 흔한 음식이 되었다. 대형 마트 육류 코너에는 적당한 크기로 포장된 고기들이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풍요로움을 지속하기 위해서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예컨대, 육류 코너에 진열된 스테이크 1kg 한 덩어리를 얻기 위해서는 그 25배만큼의 곡식과 1L짜리 생수 1만 5천 개 만큼의 물이 필요하다. 고기와 유제품 생산은 지구상의 농지 83%와 전 세계 담수 소비의 27%를 차지하며, 육류 생산 과정에서 내뿜는 온실가스의 양은 비행기나 자동차 등 운송수단이 발생하는 양을 다 합친 것에 맞먹는다.
한편으로, 고기를 얻기 위해서 자행되는 잔인한 행위들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 막 부화한 병아리는 그 성별이 수컷이라는 게 확인되는 즉시 분쇄기로 보내져서 짧은 생을 마감한다. 단지 계란을 낳지 못하고 닭고기로서도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낭비와 잔인함을 거쳐 생산된 고기의 상당량이 쓰레기통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구매되는 음식의 3분의 1은 쓰레기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쓰레기에는 상당한 양의 고기가 섞여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식탁에서 고기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도 없고, 그게 과연 바람직한지도 의문이다. 육식 자체가 인류 문명의 한 요소이며 우리가 즐겁게 누릴 수 있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고기를 줄인다면 결과적으로 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낭비와 잔인함도 줄이게 될 것이다.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는 것이 육식 문명으로 발생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접근인 이유이다.
(다음 글이 곧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