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충분한 수면은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수면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이다.
실제로 한 다국적 의료 기기 회사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의 수면 부족 실태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면 동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조사에서 한국인의 수면 만족도는 세계 평균인 55%에 비해 훨씬 낮은 41%에 머물렀다. 게다가 전 세계 평균 수면시간은 평일 6.9시간, 주말 7.8시간인데 반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평일 6.7시간, 주말 7.4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도 한국인은 35%에 머물러서 세계 평균인 58%보다 훨씬 낮았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면 실태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그 첫걸음은 올바른 수면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면에 대한 상식 중에서 잘못된 것들을 짚어보고 바로잡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하루 4시간만 자도 괜찮다?
유명한 인물들 가운데 잠을 적게 잤다고 알려진 이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발명왕 에디슨인데, 그는 평소 “잠은 인생의 사치다.”라며 하루 4시간의 수면을 고집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잠을 적게 자는 게 좋을까? 사실 적정 수면시간은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어린이들의 경우 낮잠을 포함해서 하루 12시간 정도 자는 것이 권장된다. 10대 청소년은 9시간 내외, 18세부터 60세까지의 어른은 하루에 최소 7시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낮잠은 건강에 이롭다?
적당한 낮잠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앞에서 말한 에디슨도 밤에 잠은 적게 잤지만 평소 낮잠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럼 낮잠은 얼마나 자는 게 좋을까? 한 번에 30분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이상이 되면 생체 리듬이 깨지게 되고 밤에 잠드는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어른이라면 술을 마신 뒤 밀려오는 졸음으로 고생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잠이 오지 않을 때 술의 힘을 빌리면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음주를 하면 빠르게 잠이 들 수는 있지만, 정작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REM 수면이 방해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음주는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 잠을 자기 위해 일부러 술을 마시는 건 피하는 게 좋다.
잠들기 전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에 격렬한 운동을 하면 아무래도 쉽게 잠들 수 있지 않을까? 피곤해지면 잠이 오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것 또한 사실과 다른데, 운동하는 동안 활성화된 교감 신경 때문에 오히려 잠들기 힘들 수 있다. 지나친 운동보다는 차라리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서 체온을 높이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이 오지 않아도 침대에 누워있는 게 좋다?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 방식은 정작 침대에서 잠을 자려고 할 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침대가 주는 느낌과 잠을 연결시켜야 침대에 누웠을 때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이 오지 않는데도 침대에 누워있는 습관이 안 좋은 것도 같은 이유다. 그때는 차라리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명상을 하고 잠이 오려고 할 때 침대로 향하는 게 좋다. ‘아, 내가 침대에 왔으니 잠을 자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말이다.
알람 시계에 스누즈 버튼을 누르고 조금 더 자는 게 좋다?
아침마다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알람을 끄고 깊이 잠들어버리면 잠이야 푹 잘 수 있겠지만 지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우리를 위해서 알람 시계에는 스누즈 버튼이 있는데, 일단 알람을 껐다가 10분 정도 후에 다시 알람이 울리게 하는 기능이다.
이 버튼을 누를 때 우리는 나머지 10분의 수면이 우리의 피로를 말끔하게 해소해줄 거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로 스누즈 기능이 연장해 준 10분 동안의 수면은 깬 것도 아니고 자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누즈 버튼을 써서 기상 시 10분을 연장하기보다, 차라리 그걸 고려해서 알람을 맞추고 스누즈 없이 바로 일어나는 것이 좋다.
코골이는 숙면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다?
코 골면서 자고 있는 아빠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모르고 깊이 잠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코골이는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 중의 하나다. 심한 경우에는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도 있다. 코를 골면서 자고 나면 깨어있는 낮에 피로를 호소하기도 쉽다.
앞으로 주변에서 누가 코를 골면서 자는 모습을 본다면, ‘푹 자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 그 사실을 알려주고 코골이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하자.
숙면에 진짜로 도움이 되는 두 가지
그렇다면 숙면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수면 전문가들은 매일 일정한 시각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가장 강조한다. 그리고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이들이 많은데,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삼가는 것도 숙면에 중요하다. 스마트폰 화면의 밝은 빛이 눈을 자극할 뿐 아니라 늦은 시각까지 우리 두뇌를 각성하도록 하여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일정한 수면과 기상, 그리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 자제. 숙면을 위해 앞으로 이 두 가지만이라도 잘 지켜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