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책을 읽다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예컨대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사실을 담고 있는 책이거나, 혹은 일상생활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책인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내게 있어서 남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란 따로 있다. 무엇보다도 내가 평소에 하고 싶던 이야기를 대신해 주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과학이라는 헛소리 박재용 지음 | MID | 1편: 2018년 03월 20일 출간, 2편: 2019년 10월 04일 출간>가 바로 그런 책이다.

책 제목이 다소 과격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아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아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책이 쓰인 목적 자체가 과학을 빙자한 비이성과 비합리, 다른 말로 유사 과학에 맞서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1편과 2편의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권의 내용 구성이나 발간 시점으로 미루어 보면, 1편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내친김에 2편을 낸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고 해서 2편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두 권 모두 유사 과학이 범람하는 현 세태에 아주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권에서는 현대 사회에 범람하는 다양한 마케팅 방식에 숨어있는 유사 과학을 살펴본다. 예컨대 건강식품의 과장 광고나 공포 마케팅부터 정치적 목적으로 혐오를 조장하는 역사적 사례까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뿌리내린 유사 과학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서 창조론과 지구 평면설 등의 예시를 들어 종교와 과학을 혼동하는 이들의 행태도 지적한다. 저자는 이러한 유사 과학들은 하나같이 그것이 만들어지게 되는 어떤 모종의 의도가 있다고 말한다. 물론 그 의도라는 게 바람직한 것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다이어트 산업을 시작으로 한의학, GMO, 친환경 농산물, 비료, 농약, 그리고 천연 섬유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저자는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들이 사실은 얼마나 유사 과학으로 왜곡된 것인지 보여주면서, 유사 과학이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차별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것이 특정 세력의 목적에 따라 조장되고 이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과학계 자체에 대한 반성으로 주제를 확장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유사 과학의 배경에 과학자들이 경제적 이득이나 사회적 영향력 혹은 그 둘 다를 얻고자 하는 욕심이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가 이러한 유사 과학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항상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며 끝맺는다.

평소 유사 과학이나 미신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이게 타당한 것일까 스스로 의문을 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책이 아주 쉽고 친절하게 쓰여 있어서 과학에 자신이 없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내용만큼이나 큰 장점이다. 나는 이 책의 저자를 알지도 못하고 이 책과 아무 이해관계도 없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주변에 많이 추천할 생각이다. 내가 평소 하고 싶던 이야기를 내가 쓸 수 있는 그 어떤 글보다 훨씬 편안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나의 수고를 덜어준 저자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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