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올해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서두르자. 건강검진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고 한다. 보통 연말이 되면 그동안 건강검진을 미루어왔던 사람들의 예약이 한꺼번에 몰린다고 한다. 아직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아직 본격적인 연말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요즘이 건강검진을 받기에 아주 좋은 시기이다.
그런데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다. 오히려 그 이후가 문제다. 건강검진 후 결과지를 받더라도 의사와 상담하기 전까지는 그 결과를 확실히 이해하고 활용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이상지질혈증 항목을 무척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오늘은 콜레스테롤과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함께 정리해보고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콜레스테롤? 고지혈증? 이상지질혈증?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지질의 수치가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 몸을 돌아다니는 핏속에 정상 수준을 벗어난 기름기가 있다는 뜻이다. 흔히 고지혈증이라고도 하지만, 최근에는 이상지질혈증이라는 명칭이 권장된다. 혈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지질이 존재하고, 그중에는 높을수록 문제가 되는 것이 있는 반면에, 낮을수록 안 좋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말인지는 이상지질혈증을 진단하는 기준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내의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해서 진단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이거나, 저밀도 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또는 고밀도 콜레스테롤 40 mg/dL 미만인 경우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이러한 세부적인 수치까지 굳이 암기할 필요는 없다. 요즘에는 건강검진 결과지에도 친절하게 정상 여부가 확인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높을수록,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문제가 된다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고해보자.
이상지질혈증이 왜 문제인가?
이상지질혈증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무척 흔하다.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남성이 60% 정도이고 여성이 40% 정도로 남성에서 더 흔하다. 하지만 남녀 모두 작은 비율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타 성인병이 그러하듯 증상이 없다고 실제로 괜찮은 것은 아니다. 이상지질혈증을 방치할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성지방이 높을 때는 췌장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을 때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건강검진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럼, 그렇게 찾아낸 이상지질혈증의 치료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상지질혈증, 치료법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기본은 식이 습관 조절과 운동 그리고 약물치료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꺼리는 부분이 바로 약물치료다. ‘한 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끊을 수 없다’는 오해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가 잘되어 혈중 지질 수치가 정상화되면 투약을 중단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에는 그 밖에도 몇 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대표적으로 연령, 가족력, 당뇨나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 그리고 흡연 여부다. 혈중지질 수치가 같더라도 위험 인자의 여부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여기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나왔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사의 진료를 받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의사가 투약이 필요하다고 결정한다면 믿고 따르자.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니까.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치료가 필요한 이상지질혈증이 되기 전에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 평소 관리 방법은?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에는 식이 조절과 운동으로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식이 조절에만 의존하는 것도 그다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혈중지질 수치는 섭취한 식품의 지방 구성보다 유전적 요소 등 개인에 따른 차이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고 그것이 곧바로 혈중지질 수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몸에 좋은 지방이라고 알려진 오메가-3가 사람에 따라서는 혈중지질 수치를 높이기도 한다.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식이 조절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보조적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꼭 당부하고 싶은 것
이상지질혈증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만약 이를 방치하면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강검진으로 미리 알아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올해 아직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미루지 말고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검사를 받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