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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돋친 날들의 기록

요즘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의 한 복판을 지나고 있다. 하루하루가 선인장으로 만든 카펫 위를 걷는 듯 고통스럽다. 하지만 내가 힘들다고 투정할 수만은 없는 게, 이 순간 한편에서는 나로 인해 훨씬 더 힘들어하고 있을 이가 있기 때문이다.

고요히 생각을 정리하며 그간의 내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 가운데 느낀 바가 있어 글로 남긴다. 훗날 이 시기를 돌아보며 다시는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첫째, 좋고 나쁨은 결국 상대적이다. 세상만사 그 자체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나쁜 것과 비교하면 좋고 좋은 것과 비교하면 나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둘째, 기대하는 마음이 괴로움의 씨앗이다. 그중에서도 마음을 주고 다시 돌려받으려는 기대가 가장 큰 괴로움을 낳는다. 기대하지 말자. 모든 걸 내려놓자. 그저 줄 수 있는 현실에만 감사하자.

셋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이렇게라도 해야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으니. 그동안 행복에 겨워서 주위 사람들이 상처 받고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그래. 이 또한 지나가리라. 뒷짐 지고 한 발 물러서서 담담하게 지켜보자. 치유는 내 조바심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일일 테니.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가시 돋친 날들을 지나는 동안 부디 우리 건강만큼은 잃지 말기를.

“가시 돋친 날들의 기록”의 4개의 댓글

  1. 호불호와 기대심리가 문제군요, 공감합니다.
    늘 이런 데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되는 일상입니다.
    머리로는 눈 앞의 현상을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야지,
    기대와 반응에 상관없이 할 일만 따박따박 하는 거야 주문하지만
    늘 주관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일희일비하는 제 자신에 경악하는 요즘입니다.
    말씀대로 힘들어서 외려 다행이라 생각하면 훨씬 좋아질 듯 합니다.^^~

  2. “이 가시 돋친 날들을 지나는 동안 부디 우리 건강만큼은 잃지 말기를”
    현명하십니다.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시니 꼭 극복하실 겁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부디 기운 내시고 화이팅!!!

  3. 글 잘읽고 갑니다.
    5월15일 삼행시를 지어보았습니다.
    5:오늘
    1:한번의 새로운 시도가
    5:오늘과 내일의 디딤돌이 된다.

  4. 새 글이 올라오지 않아 그러잖아도 궁금했었습니다.
    지혜롭다던 솔로몬도 다 헛되다고 했는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후회와 허무를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말씀대로 크든 작든 사람에게 하는 기대가 있어서겠죠.
    신선생님께서 마음의 평안함과 육체의 건강 아울러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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